"녹내장, 꾸준한 관리로 실명 막을 수 있어"
높은 안압으로 시신경 손상…방치 시 실명까지
증상·진행속도 다양…‘환자별 맞춤 치료’ 필수
무리한 운동·고개 숙이는 자세·흡연 등 피해야
입력 : 2023. 05. 30(화) 18:40
송용주 밝은안과21병원 원장이 녹내장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의 눈을 살펴보고 있다.
눈이 침침하고 점점 시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끼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단순히 피곤해서 생기는 증상이라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눈 상태가 좋아지지 않아 안과병원을 방문하는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특히 녹내장을 진단 받고 충격에 휩싸이기도 한다. 녹내장이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과 3대 실명 안질환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녹내장이 발병했다고 무조건 실명하는 것이 아니다. 꾸준한 관리로 이를 막을 수 있다. 이에 송용주 밝은안과21병원 원장의 도움을 받아 녹내장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시신경 손상으로 발생하는 녹내장

녹내장은 높은 안압으로 인해 시신경이 차츰 손상되면서 시야가 점점 좁아지는 안질환이다. 시신경은 시각을 인지하는 감각 신경으로 눈에서 받아들인 시각 정보를 뇌에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때문에 시신경에 이상이 생기면 시력 저하, 시야 변화 등 보는 것에 문제가 발생한다. 만약 녹내장이 발병한다면 시신경 손상 정도에 따라 시야결손이 진행되고 제때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실명에 이를 수도 있어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원인은 높은 안압

녹내장의 가장 큰 원인은 높은 안압과 혈액 순환 장애다. 눈에는 방수라는 투명한 액체가 있는데, 이 방수가 안구 내에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하며 일정한 안압을 유지 시킨다. 그런데 방수 배출구가 막혀 방수가 제대로 배출되지 못한다면 안압이 상승하면서 시신경이 눌리고 혈류 장애가 발생해 녹내장이 발병한다.

또한 안압이 정상(21mmHg 이하)이더라도 시신경이 손상돼 녹내장이 발병할 수 있다. 이를 정상안압 녹내장이라고 한다.

정상안압 녹내장 환자는 서양보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일본, 중국 등 아시아권에서 비교적 많이 나타난다. 가족력, 고도근시, 전신질환 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시신경이 약해 정상안압에도 녹내장이 발병한다. 이외에도 당뇨로 인한 당뇨병성 녹내장, 염증성 녹내장, 외상성 녹내장, 이차성 녹내장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녹내장이 나타날 수 있다.



△방치하면 실명 우려

녹내장 증상은 크게 만성과 급성으로 나뉠 수 있다. 환자의 대부분은 만성 녹내장으로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없다가 시신경 손상이 많이 진행된 후에야 시야 변화를 느낀다. 서서히 시력이 저하되고 시야가 좁아지면 계단에서 넘어지거나 벽이나 물체에 부딪히는 일들이 빈번해진다. 또한 표지판이나 신호등이 잘 보이지 않아 크게 위험할 수도 있다.

반면 전체 녹내장의 약 10%를 차지하는 급성 녹내장은 급격히 안압이 상승해서 시신경을 빠르게 손상 시킨다. 그래서 심각한 안구 통증, 충혈, 두통, 구토 등이 나타나 곧바로 시야가 흐려지고 시력이 떨어짐을 인지할 수 있다. 특히 실명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응급 질환이기 때문에 증상이 있는 즉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초기 녹내장은 환자가 알아차릴 수 있는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다른 안질환으로 인해 내원했다가 혹은 시력교정술 검사를 받고 나서 녹내장 진단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녹내장은 소리 없는 시력 도둑이라고 불릴 만큼 방치할 위험이 높은 질환이기 때문에 증상이 없더라도 조기 검진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질환 악화되지 않도록 관리 필요

녹내장의 종류, 진행 속도 등에 따라 환자에게 알맞은 치료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 레이저 치료, 수술적 치료 등으로 진행한다. 녹내장 치료의 관건은 안압을 낮추는 것이기 때문에 안압을 낮추는 안약을 점안해 안압을 조절한다.

안약 사용으로 별다른 효과가 없다면 레이저 치료를 진행하는데 레이저를 통해 방수가 잘 빠져나갈 수 있도록 통로를 넓혀주거나 홍채에 미세한 구멍을 만들어 시신경 손상을 막는다. 수술적 치료는 섬유주 일부분을 제거해 안압을 떨어뜨리는 섬유주 절제술과 눈에 관을 심어서 방수를 원활하게 배출하는 방수 유출 장치 삽입술 등이 있다.

녹내장으로 인해 손상된 시신경은 원래대로 회복하기가 어렵다. 때문에 녹내장 치료는 완치의 개념보다는 더 이상 질환이 악화 되지 않고 시신경이 손상되지 않도록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다. 특히 녹내장 진단을 받으면 무조건 실명하는 줄 알고 심하게 좌절하는 환자들이 있다. 녹내장을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관리가 잘 이뤄진다면 일상생활을 하는데 문제가 없으며 좋은 예후를 기대해볼 수 있다. 때문에 환자는 굳은 치료 의지를 가지고 철저한 관리에 더욱 힘써야 한다.



△녹내장 예방하려면 ‘이것’ 주의

안압은 시신경을 망가뜨리는 주요 원인이기 때문에 평소에 안압을 높이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물구나무 서기, 누워서 역기 들기 등의 무리한 운동을 삼가는 것이 좋으며 넥타이, 허리띠를 꽉 조이지 않게 입는 것이 좋다. 또한 어두운 곳에서 스마트폰, 태블릿PC, 책을 보거나 장시간 고개를 숙이는 자세는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흡연과 음주는 안압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반드시 금해야 하며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는 걷기, 등산, 자전거 타기 등 가벼운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녹내장은 노인성 안질환으로 알려졌지만 젊은 연령층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40대 이후가 되면 주기적인 검진을 받아 질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녹내장을 소리 없는 도둑이라고 부르지만 조기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진행한다면 시력 손실과 실명을 막을 수 있다. 따라서 항상 눈 건강에 주의를 기울이며 눈에 이상이 있는 즉시 안과병원을 방문하도록 해야 한다.

송용주 밝은안과21병원 원장
이산하 기자 goback@gwangnam.co.kr 도움말=송용주 밝은안과21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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