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 어려웠지만 한 쪽씩 넘기는 재미 있죠"
화첩 10권 출품 전시 연 김광옥 잠월미술관 관장
‘수묵- 자연, 삶 현동 화첩기행’전 4월12일까지
예담1929갤러리서 화첩 속 140여 점…단행본도
‘수묵- 자연, 삶 현동 화첩기행’전 4월12일까지
예담1929갤러리서 화첩 속 140여 점…단행본도
입력 : 2023. 03. 20(월) 18:43

‘계곡’
“이번 전시 이전에 화첩 작업을 해 봤는데 어렵더군요. 단원이나 겸재 같은 분들의 작품 중 많은 작품이 화첩이었다는 것을 알았고, 제 스승이었던 아산 조방원 선생의 작품 중 화첩을 접해 봤습니다. 20여년 전 빈 화선지로 묶여진 화첩 1권이 15만원을 호가할 정도로 비쌌죠. 전시에 사용한 화첩 재질은 중국산인데 아교성분이 많아서인지 번짐 효과가 좋더군요. 반면에 잘못 사용하면 버릴 수 있어요.”
현재 쉽게 접하기 힘든 화첩 전시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화첩 1권부터 10권까지 출품해 선보이고 있는 한국화가 현동 김광옥 관장(잠월미술관·강진 병영상고 교사)이 19일 인터뷰에서 밝힌 소감이다.
정년 퇴임 후 다시 중·고등학교 미술 기간제 교사로 복무하며 수묵 작업을 꾸준하게 펼쳐온 김광옥 관장은 ‘수묵- 자연, 삶 현동의 화첩기행’이라는 타이틀로 지난 8일 개막, 오는 4월12일까지 전남여고 예담1929갤러리에서 전시를 열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14점씩 묶여진 화첩에서부터 화첩 한 권이 통째로 작품 1점인 경우에 이르기까지 화첩에는 140여 점이 담겼고, 틈틈이 작업을 펼친 대작 5점을 포함해 10점도 별도로 출품됐다.


특히 30여 년이 넘는 교직생활 속 쉼없이 작품 활동을 병행해온 김 관장은 교직에서 은퇴한 뒤 작품생활에 매진하던 중 후배 작가가 선물해준 화첩에 매료돼 6개월 여에 걸쳐 화집 10권을 완성했을 만큼 화첩의 매력에 빠져 있다.
김 관장의 화첩은 대개 엽서 크기만한 1호부터, 2호, 6호, 10호 등에 걸쳐 그 크기가 다양하게 작업된다. 화첩과 관련해 김 관장은 아산 조방원 선생(1926∼2014)이 양면을 모두 활용해 화첩 작업을 했지만 자신은 거칠게 작업을 하기 때문에 양면을 활용하지 못한다는 전언이다.
“일단 화첩 작업에 집중해 왔는데 보는 사람들의 반응이 좋더군요. 후배 작가가 화첩 1권을 주길래 저도 한번 해봤는데 번짐도 좋고, 그림 재미도 있었어요. 한 작가의 작품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작업은 어려웠지만 한 페이지씩 넘기는 재미가 있죠.”
김 관장이 구사하고 있는 화첩(畵帖)은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종이를 여러 장 모아 묶은 책을 말한다. 조선시대 후기 진경산수화라는 양식을 창안한 선구자인 겸재 정선(1676∼1759)이나 한국적 풍속화로 조선시대 4대 화가에 꼽히는 단원 김홍도(1745 ~ ?) 등의 작가들이 즐겨 그렸다. 화첩의 그림 크기는 작지만 그 속에 무궁무진한 작가의 삶과 예술혼이 담겨져 그 시대의 회화사를 알 수 있다는 평가다.

김 관장의 화첩에는 전국을 여행하면서 보고 느낀 자연의 모습을 망라해 그 속에 담겨진 삶, 그리움을 주제로 현장의 모습을 직접 느끼고 자연과 호흡한 자취를 엿볼 수 있으며, 기운생동하는 파도의 느낌 및 작가의 미술관이 있는 함평군 해보면의 아기자기한 풍경, 작가가 즐겨 다니는 경남 남해의 어촌 모습 등 자연현장의 생생한 모습들이 따스하고 정감어린 수묵의 필치로 묘사돼 담겨져 있다.
김 관장은 마지막으로 화첩들을 모아 시화집으로 엮어낼 생각을 내비쳤다.
“학생들이 수묵 작품들을 보고 진솔한 소감들을 다양하게 남겨 놓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림 속에 시(詩)가 있다’는 뜻을 담은 시화집 ‘화중유시’(畵中有詩)를 펴냈었는데, 화첩에 있는 작품들을 활용해 다시 단행본으로 내고 싶네요.”
현동 김광옥 작가는 개인전 10여 회와 단체전 다수에 참여했으며 대한민국미술대전, 전남도전, 광주시전 등의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7>전시가 열리는 예담1929갤러리는 1927년 개교한 전남여고 내 설치 운영 중이다. 광주학생독립운동의 주역으로 참여해 온몸으로 저항했던 선배들의 정신(혼)이 흐르고 있으며 배움에 정진하는 학생들의 문화예술적 감성을 배양하기 위해 예술이 담긴 공간으로 학생들의 작품과 함께 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들과 연계해 다양한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다.
김 관장은 이번 작품에 대해 “수묵화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었던가? 아님 그동안 내가 모르고 있었던 것일까. 먹으로 칠했을 뿐인데 정말 우리나 자연경관이 제대로 드러나 있는 것 같아서 너무 좋았고 나도 나중에 취미로라도 수묵화를 직접 그려보고 싶다”(박재영 1년) 등 전남여고 재학생들이 저마다 풍성한 감상평을 남겨 기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김광옥 관장은 오는 4월5일 예담1929갤러리에서 작가와의 만남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쉽게 접하기 힘든 화첩 전시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화첩 1권부터 10권까지 출품해 선보이고 있는 한국화가 현동 김광옥 관장(잠월미술관·강진 병영상고 교사)이 19일 인터뷰에서 밝힌 소감이다.
정년 퇴임 후 다시 중·고등학교 미술 기간제 교사로 복무하며 수묵 작업을 꾸준하게 펼쳐온 김광옥 관장은 ‘수묵- 자연, 삶 현동의 화첩기행’이라는 타이틀로 지난 8일 개막, 오는 4월12일까지 전남여고 예담1929갤러리에서 전시를 열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14점씩 묶여진 화첩에서부터 화첩 한 권이 통째로 작품 1점인 경우에 이르기까지 화첩에는 140여 점이 담겼고, 틈틈이 작업을 펼친 대작 5점을 포함해 10점도 별도로 출품됐다.

‘그리움’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한 김광옥 관장

전시 전경
김 관장의 화첩은 대개 엽서 크기만한 1호부터, 2호, 6호, 10호 등에 걸쳐 그 크기가 다양하게 작업된다. 화첩과 관련해 김 관장은 아산 조방원 선생(1926∼2014)이 양면을 모두 활용해 화첩 작업을 했지만 자신은 거칠게 작업을 하기 때문에 양면을 활용하지 못한다는 전언이다.
“일단 화첩 작업에 집중해 왔는데 보는 사람들의 반응이 좋더군요. 후배 작가가 화첩 1권을 주길래 저도 한번 해봤는데 번짐도 좋고, 그림 재미도 있었어요. 한 작가의 작품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작업은 어려웠지만 한 페이지씩 넘기는 재미가 있죠.”
김 관장이 구사하고 있는 화첩(畵帖)은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종이를 여러 장 모아 묶은 책을 말한다. 조선시대 후기 진경산수화라는 양식을 창안한 선구자인 겸재 정선(1676∼1759)이나 한국적 풍속화로 조선시대 4대 화가에 꼽히는 단원 김홍도(1745 ~ ?) 등의 작가들이 즐겨 그렸다. 화첩의 그림 크기는 작지만 그 속에 무궁무진한 작가의 삶과 예술혼이 담겨져 그 시대의 회화사를 알 수 있다는 평가다.

화첩 1·2·3·4권 전시 모습(맨 아래가 1권, 맨 위가 4권 )

화첩 7·8권(아래가 7권, 위가 8권)
김 관장은 마지막으로 화첩들을 모아 시화집으로 엮어낼 생각을 내비쳤다.
“학생들이 수묵 작품들을 보고 진솔한 소감들을 다양하게 남겨 놓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림 속에 시(詩)가 있다’는 뜻을 담은 시화집 ‘화중유시’(畵中有詩)를 펴냈었는데, 화첩에 있는 작품들을 활용해 다시 단행본으로 내고 싶네요.”
현동 김광옥 작가는 개인전 10여 회와 단체전 다수에 참여했으며 대한민국미술대전, 전남도전, 광주시전 등의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화첩 5·6권(아래가 5권, 위가 6권)
김 관장은 이번 작품에 대해 “수묵화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었던가? 아님 그동안 내가 모르고 있었던 것일까. 먹으로 칠했을 뿐인데 정말 우리나 자연경관이 제대로 드러나 있는 것 같아서 너무 좋았고 나도 나중에 취미로라도 수묵화를 직접 그려보고 싶다”(박재영 1년) 등 전남여고 재학생들이 저마다 풍성한 감상평을 남겨 기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김광옥 관장은 오는 4월5일 예담1929갤러리에서 작가와의 만남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