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까지 훈훈해 지는 난방비 지원
주재희 광주시 경제창업실장
입력 : 2023. 03. 15(수) 23:24
[기고] 최근 언론을 통해 냉골방에서 숨진 태국인 부부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해 들었다.

50대 태국인 부부가 난방용 기름이 떨어지자, 난방비를 아끼려고 차디찬 방에서 잠을 자다 숨을 거둔 사건이다.

한국에서 10년동안 부지런히 돈을 모아 고국에 있는 자녀들에게 송금하면서 열심히 살아가는 부부였다고 하는데 참으로 애석한 일이다.

요사이 국내·외 상황이 심상치 않다.

작년 10월 국제에너지기구(IEA)에서는 세계에너지 상황을 위기사항으로 선포했으며, 올해 2월 국내 통계청은 전기·가스·수도 요금이 28.3% 폭등해 해당 통계가 작성된 2010년 1월 이후 13년만에 최대 상승률이라고 밝혔다.

국제에너지 가격급등 영향으로 지난해 전기요금이 인상됐고, 도시가스 요금도 4차례나 인상되었다. 각 가정에서 부담해야 하는 공공요금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 중이다.

여기에 채소, 과일, 고기, 가공식품 등 밥상물가도 크게 올라 서민들의 체감은 더욱 크다

광주시는 이러한 상황들이 중대한 위기임을 인식하고, 민생안정을 위해 ‘2023 광주경제, 든든함 더하기+ 경제정책’을 수립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1월 28일에 발표한 난방비 긴급 지원도 이러한 선제적인 노력 중에 하나이다.

난방비 위기 극복을 위해 각 부서에서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발굴하고, 수차례 내부회의 끝에 총 13개 사업 273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하였다.

저소득층을 비롯한, 어린이집·경로당 등 다중이 이용하는 시설에 난방비 지원을 더욱 확대하고, 영유아 부양가정, 장기요양기관 등에 새롭게 난방비를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광주시 4만4000여 위생업소를 대상으로 도시가스요금 결제가 부담되는 경우에는 나누어서 결제할 수 있도록 분할납부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전국 최초로 시행한 0~5세 영유아 부양가정 대상 난방비 지원사업은 시민들로부터 많은 문의를 받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사업은 신체적으로 추위에 취약한 영유아가 난방비 걱정없이 따뜻하게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깊은 고민에서 나왔다.

시의회와 협력해 신속히 관련 조례를 개정하고 5개 자치구와 발빠르게 지원체계를 구축하여 영유아 가정이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작은 정책이지만 영유아가정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수 있게 한 것이다.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난방비 지원의 소외계층이 없는지 살펴보고 지역의 현장을 찾았다. 이를 통해 유가와 농업용 전기료 인상으로 시설원예농가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알게 되고 이들을 대상으로 한 난방비 지원사업을 추가 시행하게 되었다.

이렇듯 광주시는 취약계층, 복지시설, 서민, 농가 등의 난방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도 난방비 급등에 따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다양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등 위기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사각지대가 없도록 꼼꼼하게 살피고 두터운 지원체계 구축이 마련된다면 ‘따뜻하고 촘촘한 돌봄도시 광주’ 실현은 먼 미래가 아닌 우리 앞에 조마간 현실로 다가올것이 분명하다.

다시는 태국인 부부와 같이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지원대책을 마련하는 등 지역역량을 총동원해야 하겠다.

난방비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훈훈한 세상이 어서 오기를 기대해 본다.
광남일보@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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