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발위] "메타버스는 새 먹거리"…은행·기업도 뛰어든다
농협, 가상은행 독도지점 운영·광주은행, 직원소통 등 활용
NHN, 에듀테크 시장 주목…인공지능 결합 플랫폼 구축키로
aT, 농수산식품분야 첫도입…한전KDN, 홍보대사 임명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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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 09. 22(목) 18:14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시장이 확대되면서 MZ세대, 기존 고객들과의 소통 강화를 위해 금융과 기업 등이 메타버스에 주목하고 있다. 이미지는 NH농협은행이 지난 8월 정식 오픈한 메타버스 플랫폼 ‘독도버스’.

독도버스 내관
①프롤로그
②광주현황
③전남현황
④문화
⑤교육·체육·관광
⑥경제←
⑦전문가 인터뷰
“메타버스, 10년 내 세계 GDP 2.8% 기여할 것이다.”
경영컨설팅기업 애널리시스 그룹(Analysis Group)이 내놓은 ‘메타버스의 잠재적 글로벌 경제 영향력(The Potential Global Economic impact of the Metaverse)’ 보고서 내용이다. 그룹은 메타버스가 조만간 세계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경제계에 있어 메타버스는 신개념 블루오션 시장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 시장이 확대되면서 MZ세대, 기존 고객들과의 소통 강화를 위해 너도나도 메타버스 시장에 편승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메타버스에 올라타고 있는 업종은 금융과 기업 등이다. 본보는 국내 금융, 기업들의 메타버스 실도입 사례를 찾아가 봤다.
△독도에도 은행이?…NH농협은행 서울본점 방문해보니
화면 넘어 푸른 바다에 떠 있는 섬 독도가 눈에 들어온다. 독도 광장에 나를 대신하는 아바타가 서면 마이데이터를 소개하는 홍보영상이 보인다.
광장 주변에는 재활용 처리장과 폐기물 판매장, 공용 호텔 등이 자리해 있다.
아바타는 이곳에서 낚시를 하고 섬을 뛰어다니며 랜덤으로 생성되는 쓰레기를 수거해 폐기장에 되판다. 퀴즈를 풀거나 각종 미션을 수행하면 전용화폐인 가상자산 도스(DOS)를 받는다.
이렇게 취득한 도스는 실제 은행에서 실자산처럼 관리 된다.
이는 NH농협은행이 지난 8월 정식 오픈한 메타버스 플랫폼 ‘독도버스’ 서비스 한 부분이다. 농협은행 최초의 메타버스 지점 ‘독도지점’에서 운영되고 있는 ‘독도버스’는 NH농협은행이 핀테크전문기업 ㈜핑거와 우리나라 독도를 온라인으로 구현한 가상 세계다. 지난 3월부터 사전가입자를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를 시작, 6월부터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오픈베타(정식 서비스 전 시행하는 시범 서비스) 방식으로 전환했다.
가입자가 아바타를 생성하면 가상의 공간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독도버스 안에서 만날 수 있는 ‘농협은행 독도지점’이 가장 눈에 띈다. 이곳을 방문하면 농협은행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인 ‘NH올원뱅크’의 이벤트에 참여하거나 세금·부동산에 대한 최신 정보를 담은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VIP룸’에서는 아이템 등 경품을 담은 ‘럭키박스’를 얻을 수 있으며, 도민권 대체불가토큰(NFT)을 발급받으면 독도버스 내에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정식 서비스에서는 게임 콘텐츠를 추가해 재미 요소를 더했다. 미니 낚시 게임을 비롯해 독도 강치에게 소원을 비는 ‘기도의 신’, 독도의 명소를 방문하는 ‘둘레길 방문’, 뛰어다니며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금융상식 퀴즈 등 다양한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다.
정식 오픈일인 8월15일 제77주년 광복절을 기리는 의미로 독도버스 광장에서 태극기를 흔들며 만세삼창을 한 뒤 독도버스를 행진하는 경축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메타버스 내 세상과 현실은 ‘NH걷고싶은대한민국적금’(6월 27일 출시) 가입자 대상 독도버스 인증 시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좁히고 있으며, 독도버스 이용자만을 위한 새로운 금융상품 출시 등 다양한 연계 금융혜택을 제공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또 향후 독도버스의 특성에 맞춘 오프라인 행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박종한 농협은행 디지털플랫폼부 신사업제휴팀 과장은 “메타버스를 활용한 MZ세대와의 소통 및 새로운 마케팅 채널로서 게임적 재미요소를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가는 한편, 고객에 실질적 혜택 제공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도민권 보유자 한정 독도버스 내 집

NH농협
농협은행 뿐만이 아니다. 은행권들 대다수가 메타버스 시장에 뛰어든 상황이다.
실제 신한은행은 지난 6월 메타버스 플랫폼 ‘시나몬’에 대해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가상공간에서 재화를 모아 적금, 청약, 펀드 등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이자도 가상재화로 받는다. 신한은행은 콘텐츠를 점점 더 늘려나간 후에 연내 정식 서비스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하나은행은 게임사 컴투스와 메타버스 금융 인프라 구축을 위해 손잡았고, 국민은행은 해외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에 KB금융타운을 조성했다.
우리은행은 메타버스 시범 서비스 구축을 위해 협력 업체를 물색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최근 공고한 ‘메타버스 시범서비스 구축을 위한 제안 요청’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메타버스 내에 사내 연수, 직원 상담, 라이브커머스, 소상공인 고객 컨설팅이 가능한 공간과 건축물을 꾸릴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말 메타버스 전문업체 오비스와 소상공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가상 지원센터 ‘우리메타브랜치’를 구축했는데, 이보다 더 활용도가 높은 메타버스 플랫폼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지역은행인 광주은행도 지난해 메타버스 서비스 일환으로 가상월드를 선보이며 직원들간 원활한 소통에 나섰으며, MZ세대와의 소통 창구로 활용해 미래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광주은행은 메타버스 시장 진입을 위한 가상 영업점 및 홍보관 운영 등을 계획하고 있다.
은행권이 메타버스 구축에 나서는 건 MZ세대와 접점을 늘리기 위해서다. 시중은행들은 MZ세대는 기성세대보다 가상공간에서 소통하는 걸 즐기는 세대라는 점에 착안했다. 이는 세계적인 트렌드이기도 하다. 미국 최대 투자은행 JP모건은 메타버스를 직원 교육, 기업 홍보에 활용하고 있고, 향후 지급결제, 대출 등 금융서비스까지 제공하는 공간으로 활용할 준비를 하고 있다. 향후 메타버스 내에서 가상자산을 거래할 수 있게 되면 은행들은 새로운 수수료 수익을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NHN

박일준 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장과 여원동 NHN에듀 공동대표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NHN에듀가 지난해 EBS와 함께 인공지능(AI) 기반 말하기 연습 시스템 ‘AI 펭톡’을 활용해 선보인 영어 학습 콘텐츠
광주에 들어설 ‘국가인공지능데이터센터’ 운영기관인 NHN은 메타버스에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가고 있다. 메타버스가 최근 화두로 떠오르고 있고, 시장의 잠재력도 크기 때문에 접목할 수 있는 분야를 다방면으로 탐색하고 있다. NHN이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교육과 기술을 결합한 ‘에듀테크’ 시장이다. 에듀테크는 가상·증강현실(VR·AR),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교육에 접목해 쌍방향·맞춤형 학습을 제공하는 산업으로, 지난해 기준 국내 시장 규모는 약 5조218억원이다.
NHN은 자회사인 NHN에듀를 통해 메타버스를 결합한 ‘에듀테크’ 시장에 뛰어든 상태다.
실제 NHN에듀는 최근 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와 메타버스 플랫폼 기반의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는 디지털 플랫폼의 다양한 미디어를 접하면서 명확한 정보를 찾고 평가하며 조합하는 개인의 능력을 뜻한다.
이번 협약에 따라 NHN에듀는 출시 예정인 교육용 메타버스 플랫폼을 통해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또한 교육용 메타버스에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환경을 조성하고, 주요 이용자 층을 위한 콘텐츠도 단계적으로 개발, 보급을 늘릴 계획이다.
앞서 NHN에듀는 지난해 EBS와 함께 인공지능(AI) 기반 말하기 연습 시스템 ‘AI 펭톡’을 활용한 영어 학습 콘텐츠를 선보였고 메타버스를 활용한 글로벌 교육·학습 플랫폼 기획을 위한 인재 채용을 실시했다. 한국과학기술원과 교육용 메타버스 플랫폼 활성화 및 지식재산 교육 고도화를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NHN에듀의 모회사인 NHN의 기술 역량이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 과정에서 적극 활용될 전망이다. NHN은 국내외에 자체 클라우드 플랫폼을 보유한 사업자로서 서비스형 인프라(IaaS)·서비스형 플랫폼(P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영역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정우진 NHN 대표는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해 보다 선제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나가려 한다”며 “메타버스 등 우리를 둘러싼 주변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시장을 주도하며 글로벌에서 주목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변화에 대한 유연한 수용과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 입주기업들도 발빠르게 메타버스를 도입하고 있다.
한전KDN은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경영소통회를 시행하는 것은 물론, 대학생 홍보대사 온라인 발대식 등 홍보 창구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농수산식품산업 분야 최초로 메타버스를 도입해 지난해 디지털 플랫폼 ‘메타 aT’를 구축, 시범적으로 선보였다. 광주·전남 혁신도시를 배경으로 aT본사 사옥을 볼 수 있으며, 사옥을 중심으로 대형 스크린과 청년키움식당, 전통주갤러리 등이 마련, aT가 추진 중인 여러 캠페인과 국내 주요 농수산식품들의 홍보물을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서울·성남(판교)=정채경·김민빈 기자 view2018@gwangnam.co.kr
서울·성남(판교)=정채경·김민빈 기자 view2018@gwangna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