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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국가장…광주·전남 시민단체 강력 반발
진보연대·민변 등 "피흘려 지킨 민주주의 짓밟는 행위"

2021. 10.27. 18:24:17

노태우 전 대통령이 향년 89세로 별세한 가운데 정부가 장례 방식을 국가장으로 결정하면서 광주·전남 시민사회단체 등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27일 광주 시민사회단체 등에 따르면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노 전 대통령의 국가장을 결정했다. 장례의 명칭은 ‘고 노태우 전 대통령 국가장’이며 장례기간은 5일장으로 10월 26~30일이다.

영결식과 안장식은 10월 30일 거행되며 장소는 장례위원회가 유족 측과 논의해 향후 결정될 전망이다. 다만, 정부가 관련 법령에 따라 노 전 대통령을 국립묘지에 안장하지 않기로 한 만큼, 장지는 파주 통일동산이 될 가능성이 높다.

국가장 기간에는 국가장법에 따라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은 국기를 조기로 게양한다.

노 전 대통령 별세 직후 장례 방식에 놓고 세간의 관심이 집중됐다.

전직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일반적으로 ‘국가장’이 적용된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경우 5·18 광주 민주화운동 무력 진압, 비자금 조성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전력이 있어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라 예우를 받는 대상이 아니다.

이에 행안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국가장 결정 사실을 알리며 “노 전 대통령이 12·12 사태와 5·18 민주화운동 등과 관련해 역사적 과오가 있지만, 직선제를 통한 선출 이후 남북기본합의서 등 북방정책으로 공헌했으며 형 선고 이후 추징금을 납부한 노력 등이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노 전 대통령의 장례가 국가장으로 최종 결정되면서 광주·전남 시민단체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광주진보연대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80년 5월 광주 학살의 핵심 범죄자에 대한 역사적 단죄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국가장 예우는 있을 수 없다”며 “그는 전직 대통령이기 전에 반란수괴, 내란수괴, 내란 목적 살인 등의 혐의로 17년 형을 받은 중대 범죄자일 뿐이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 그를 국가장으로 장례를 치른다는 것은 국민들이 피흘리며 지킨 민주주의와 정의를 짓밟는 것이며, 민주공화국이라는 대한민국의 국가정체성을 부정하는 꼴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속적인 5·18 진상규명과 함께 전두환씨 등 신군부 세력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책임지는 자세를 강조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도 국가장을 결정한 정부를 비판했다.

민변 광주전남지부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전두환과 함께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고자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국헌을 문란하게 했으며 무고한 보통 사람들의 생명을 수없이 앗은 자”라고 규정한 뒤 “노씨는 5·18 책임자라는 사실이 명백함에도 5·18진상규명위원회의 조사에 협조하지 않은 채 사망하면서 끝끝내 진실을 감췄다”고 주장했다.

특히 ‘장례는 검소하게 치르고 통일동산이 있는 파주에 장지를 마련해 달라’는 노씨의 유언 내용을 들어 “국가장으로 치르겠다는 것은 그가 마지막 원과도 그 결을 달리하는 것임이 분명하다”며 정부의 결정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가 적법하고 올바른 기준을 세우지 않은 채 정치적 필요를 좇아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는 결정으로 나아간다면, 우리는 전두환씨에 대해서도 똑같은 논의를 해야 할 것이다”고 우려했다.

이어 “정부가 나서서 노태우씨를 예우하는 것은 그 자체로 국가가 자기를 부정하는 것인 동시에 이미 역사적·사법적 평가가 끝난 5·18민주화운동 관련 범죄자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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