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사망] '5·18' 사죄 없이 떠나며 멀어진 용서…"국립묘지 반대"
"진상규명 협조 않은 채 아들 재헌씨 사죄도 보여주기식 반성 쇼"
입력 : 2021. 10. 26(화) 18:32
노태우 전 대통령이 26일 세상을 떠나면서 오월단체와 광주시민사회는 5·18 학살책임을 직접 사죄하지 않은 것에 분노하며 국가장 예우와 국립묘지 안장에 반대하고 나섰다.

5·18 단체를 비롯한 광주 시민사회에선 개인의 죽음은 안타깝지만, 역사 청산을 제대로 하지 못한 고인의 책임을 엄중하게 지적했다.

5·18 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기념재단 등 5·18 관련 단체는 이날 성명을 내고 국립묘지 안장 반대와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이들은 “본인의 사죄는 물론 진상규명 관련 고백과 기록물 공개도, 왜곡·조작된 회고록 교정도 하지 않음으로써 끝까지 죄인으로 기록될 것이다”며 “우리 사회는 재포장된 군부 독재의 역사가 아닌, 5·18에 대한 진상규명을 다시 조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진심 어린 사죄와 증언으로 5·18 진상규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것만이 살아남은 자들의 죄업을 씻는 최소한의 길임을 숙고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5·18 기념재단 조진태 상임이사는 “노씨는 5·18 진상규명의 핵심인 발포 책임자를 밝히는 중요한 인물이었다”며 “진상규명과 관련해 자신이 분명히 고백할 부분이 있는데 그러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 재헌 씨를 보내서 계속 대리 사죄하도록 했지만, 그 역시도 노씨 본인의 의도인지 아니면 국립묘지 안장을 위한 아들의 욕심이었는지 의구심이 들고 있는 상황이었다”며 “이제 그 진위조차 확인할 길이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노씨가 숨졌다고 해서 5·18의 진실은 사라지지 않는다”며 “진상 규명은 끝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형미 5월 어머니집 사무총장은 “노태우 정권 시설 5·18을 민주화운동이라고 규정했던 것은 의미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진상규명이나 책임자 처벌의 시각에서 보면 학살 주범이기 때문에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노씨가 진정 사죄할 마음이 있다면 병환으로 움직이지 못하는 노씨를 위해 우리가 직접 병문안을 가 만날 의향도 있다는 마음을 전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 “죽기 전에 사죄가 이뤄졌으면 좋았을 텐데 그렇지 않은 이상 국립묘지 안장에는 절대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5·18 뿐만 아니라 노태우 정권 시절 일어난 분신 정국에서 민주화를 외치며 산화한 민주열사 관계자들 역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김순 광주·전남추모연대 집행위원장은 “제대로 청산되거나 정리되지 않은 과거사를 생각하면 이런 소식은 마음을 아프게 한다”며 “씻기지 않은 상처들을 지닌 사람들이 있는 만큼 다들 반성을 좀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태우 처단 등을 외치며 분신 항거한 박승희 열사 정신계승사업회 오창규 회장은 “개인은 사망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는지 모르겠지만 그 후예들은 아직 이 땅에 남아있다”며 “분신정국 당시 역사 앞에서 쓰러져갔던 열사들 앞에 아직도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 노씨의 사망을 계기로 박 열사가 분신한 그날을 떠올린다”며 “공권력 앞에 쓰러졌던 청춘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으려면 여전히 우리 앞엔 민주주의와 개혁, 통일 등을 위한 과제가 남아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5·18 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기념재단 등 5·18 관련 단체는 성명을 내고 국립묘지 안장 반대와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이들은 “본인의 사죄는 물론 진상규명 관련 고백과 기록물 공개도, 왜곡·조작된 회고록 교정도 하지 않음으로써 끝까지 죄인으로 기록될 것이다”며 “우리 사회는 재포장된 군부 독재의 역사가 아닌, 5·18에 대한 진상규명을 다시 조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진심 어린 사죄와 증언으로 5·18 진상규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것만이 살아남은 자들의 죄업을 씻는 최소한의 길임을 숙고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사회일반 최신뉴스더보기

기사 목록

광남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