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 잠긴 광주 전세시장
광주 주간 전셋값 0.22%↑…주거불안 고조
수급지수 9년7개월만에 최고…전국 두번째
입력 : 2020. 11. 26(목) 17:15
광주지역 아파트 전세시장이 매물감소로 좀처럼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특히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되며 매매가격도 덩달아 오르면서 주거 불안이 고조되고 있는 모습이다.

26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2020년 11월 4주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광주 전세가격은 0.22% 상승해 지난주(0.21%)에 비해 상승폭이 확대됐다. 이는 2015년 11월 2주차(0.32%) 이후 최고치다.

자치구별로 광산구가 0.30%로 가장 많이 올랐다. 이어 남구(0.27%), 동구(0.21%), 서·북구(0.17%) 등 순으로 나타났다.

광주 전세가격은 지난달 들어 0.04%, 0.04%, 0.09%, 0.09%, 0.11%, 0.12%, 0.21%, 0.22% 등 오름세가 확대되고 있다. 올해 누계 기준으로는 1.63%나 올랐다.

임대차 3법 시행 등으로 전세매물 자체가 부족한 데다 저금리와 가을철 이사 수요 등이 겹치면서 상승세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세가격을 예상하는 지표인 10월 KB국민은행 전세가격 전망지수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광주는 196.1로 2011년 3월(196.6) 이후 9년 7개월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대구(197.1)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광주는 올들어 △1월 165.0 △2월 173.3 △3월 161.8 △4월 155.4 △5월 154.2 △6월 154.7 △7월 169.1 △8월 193.7 △9월 192.0 △10월 196.1 등을 보이고 있다.

전세수급지수는 전세 공급 부족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표본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설문을 통해 추출한다. 1∼200 사이 숫자로 표현되며 수치가 높을수록 전세 공급 부족을, 낮을수록 수요 부족을 뜻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임대차 3법 시행으로 기존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 행사가 늘면서 전세 매물 부족이 이어지고 있다”며 “특히 집주인들이 4년 치 전셋값을 미리 올려 받는 현상이 짙어지면서 최악의 전세난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전세난이 매매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한 새 임대차 법 전격 시행 후 전세가격이 뛰면서 중저가 아파트 매매가격 마저 끌어올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광주 봉선동 등 일부 지역은 외지인 투자가 재개되면서 시장 불안이 확대되고 있다.

한국감정원 조사에서 11월 4주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19%로 지난주(0.14%)에 비해 상승폭이 커졌다. 한 달전(0.04%)과 비교하면 0.15%나 올랐고, 올해 누계로는 0.75% 상승했다.

감정원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전세시장의 수급난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임대차 3법 시행과 저금리, 가을철 이사수요 등으로 역대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광주지역은 부동산 규제 문턱이 낮은 데다, 타지역에 비해 가격이 낮아 저금리를 활용한 외지인 투자가 나타나는 등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승홍 기자 photo25@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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