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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체납자 끝까지 추적, 징수한다"
광주시 체납징수기동방 동행 취재해보니…
새벽부터 주거지에 잠입…동선 파악 주력
실랑이도 다반사…가택 수색은 신속 정확

2020. 10.29. 19:04:33

광주시 체납징수기동반이 29일 조세 납부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1000만원 이상 고액체납자 주거지에서 가택 수색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광주시


29일 오전 6시 30분 광주 북구 두암동 한 고급 아파트 앞.

남색 유니폼을 입은 7명의 인원이 동이 트기 전, 어둑어둑한 지하 주차장에 조용히 들어가 주차된 차량들의 번호판 확인 작업을 하고 있다. 신중하면서도 일사분란하다.

이들의 정체는 바로 광주시와 북구 공직자로 꾸려진 ‘광주시 체납징수기동반’.

이들은 사전 조사를 통해 확보했던 번호판이 부착돼 있는 고급 외제차 2대를 발견했다.

있는 국세를 제외한 지방세만 1억8000만원 상당 체납한 고액체납자가 아직 집 밖으로 나가지 않은 것을 확인한 이들은 조용히 아파트 계단을 올라간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액션 캠코더 등 각종 장비를 착용한 기동반의 얼굴엔 긴장감이 가득했다.

고액체납자가 가택 수색을 피하기 위해 인기척을 내지 않거나 문을 열어주지 않고 버티다 고가의 물품을 생각지도 못한 장소에 숨기는 일이 다반사여서다.

기동반이 출동했다는 사실에 체납자 가족이 곤란함을 겪을 수 있어 다른 입주민들과 마주치는 것조차 극도로 조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행히 아파트 문은 초인종이 울린 지 10분 뒤 열렸다.

세납자는 “세금을 내고 싶은데 정말 여의치가 않다. 부동산·동산을 포함한 모든 재산은 가족의 명의로 돼 있는 상태”라며 자신의 사정을 호소했다. 가택 수색 여부를 놓고도 실랑이가 벌어졌다.

기동반은 이런 상황에 익숙한 듯 법조항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침착하게 대응했고, 오랜 대화를 나눈 끝에 체납자도 가택 수사를 수긍했다.

숨어 있는 세금을 찾기 위해 들이닥친 기동반의 손길은 재빨랐다. 최대한 빠른 시간 내 징수를 마치는 것만이 예상치 못한 마찰을 줄일 수 있는 길이었다. 급작스러운 가택 수색에 놀랐던 체납자 가족들도 점차 안정을 찾았다.

기동반은 날카로운 시선으로 신발장부터 안방, 옷장, 거실, 부엌 등 집안 곳곳을 물샐 틈 없이 살폈다. 외부에 위치한 창고와 차량 내부도 기동반의 눈길에서 피해가지 못했다.

이내 집안 곳곳에서 수십만원 상당의 현금과 수표, 시계·목걸이 등 귀금속이 나오기 시작했다. 집주인도 존재 여부를 몰랐던 미국 달러도 발견됐다. 브랜드만 들어도 가격을 알 법한 명품 가방들도 일렬로 정렬돼 징수표가 부착됐다.

기동반은 30여 종의 압수품을 박스에 차곡차곡 담고 압류재산목록을 작성, 뒤졌던 장소들을 최대한 원위치 시켰다.

1시간이 넘도록 진행된 가택 수색은 ‘세금을 납부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보자’는 말과 함께 마무리했다. 회수된 현금을 곧바로 세금으로 변제되고, 회수품들은 전문가의 감정과 공매를 통해 처리되는 수순에 들어갔다.

체납징수기동반은 지난 27일부터 1000만원 이상의 세금을 납부하지 않고 버티는 고액체납자들을 대상으로 가택 수사를 벌여, 미납된 세금을 징수하고 있다.

이들이 지난 3일 간 현장에서 징수한 세금은 현금 4000여 만원과 명품가방, 명품시계, 귀금속 등 동산 59점 등이었다.

고액체납자 중에는 300평 부지의 주택을 건축하고도 이를 배우자 명의로 등기해 수천만원의 세금 납부를 피하는가 하면, 시가 13억원 상당의 고가 아파트에 거주하면서도 세금 수천만원을 체납키도 했다.

사실 기동반에게도 가택 수색은 ‘최후의 수단’이다.

채납징수기동반은 체납자 중에서도 실제로 세금을 낼 여건이 되지 않는 경우와 경제적인 여력이 있음에도 납세의 의무를 외면하고 호화 생활을 누리는 일부 체납자를 가리기 위해 주거지와 사업체, 현금 사용, 출근 시간 확인 등 현장 조사를 진행한다. 최소 3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에 걸쳐 확인에 확인을 거듭하는 작업이다.

고액 상습체납자는 주택이나 차량 등 부동산을 가족 명의로 돌려놓는 경우가 많고 기동반의 시선에서 벗어나기 위해 거주지도 수시로 옮기기 때문에 기동반의 새벽 출근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수동 광주시 체납징수기동팀장은 “광주지역에는 영화나 수도권에서 나오는 것처럼 집안 금고에 금괴나 돈다발을 숨겨 놓는 초고액 상습체납자는 없지만 기본적으로 외제차를 여러 대 두거나 호화 아파트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다”며 “세금을 내지 않으려는 체납자와의 숨바꼭질이 길어질 순 있지만 아무리 꼭꼭 숨겨도 결국은 찾아진다”고 강조했다.

김동현 광주시 세정담당관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면서 올해 상반기 코로나19로 집행하지 못했던 가택 수색 등 철저한 징수 절차를 밟고 있다”며 “대부분의 시민은 성실한 납세자다. 고액체납자들로 인해 국민 의무인 납세의 형평성을 잃지 않고 조세 공정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성국 기자 stare8194@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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