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단독 상임위원장 선출 강행…21대 국회 개원
한 정당 상임위원장 독식 35년 만에 처음
박 의장 "국민과 역사 두려운 심판 받겠다"
입력 : 2020. 06. 29(월) 17:34
(서울=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미래통합당이 불참한 가운데 제3차 추경안 관련 시정연설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9일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를 열어 예산결산특별위원장, 운영위원장 등 11개 상임위원회 위원장직을 선출해 21대 국회 원 구성을 완료했다.

총 17개 상임위 가운데 법제사법위원장을 비롯한 6개 상임위원장은 민주당이 정의당 등과 함께 지난 15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선출했다.

한 정당이 상임위원장을 독식한 것은 지난 1985년 12대 국회 이후 35년 만이다.

운영위원장에 김태년 의원을 선출한 것을 비롯해 △정무위원장에 윤관석 의원 △국토교통위원장에 진선미 의원 △교육위원장에 유기홍 의원 △예결위원장에 정성호 의원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에 박광온 의원 △환경노동위원장에 송옥주 의원 △행정안전위원장에 서영교 의원 △문화체육관광위원장에 도종환 의원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에 이개호 의원 △여성가족위원장에 정춘숙 의원이 각각 선출됐다.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국회법 상 야당 몫으로 규정된 정보위원장은 선출하지 않았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상임위원장 선출에 앞서 “오늘로 21대 국회가 시작한 지 한 달이 됐으나 개원식도, 원 구성도 못해 국민께 참으로 송구스럽다”며 “의장과 여야 모두 국민과 역사의 두려운 심판을 받겠다”고 밝혔다.

박 의장은 “여야는 어제 원 구성 합의 초안을 마련했으나 야당은 추인받지 못했다”며 “국민과 기업의 절박한 호소를 더 외면할 수 없어 오늘 원구성을 마치기로 했다”고 말했다.

상임위원장 선출 표결에는 민주당 등 범여권 의원 181명이 참여했다.

앞서 여야는 지난 28일 원 구성을 위한 마지막 협상에서 상당 부분 의견 접근이 이뤄져 이날 오전엔 합의를 이루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왔다.

양당은 합의문 초안까지 작성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법사위원장을 둘러싼 갈등을 끝내 해소하지 못하고 결렬됐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협상 결렬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협상 과정에서 민주당은 오랜 관례와 전통을 깨고 법사위원장을 일방적으로 빼앗아 갔다”며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제안하는 7개 상임위원장을 맡는다는 게 견제와 균형 차원에서 그다지 의미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우리 당에서는 법사위를 가져오지 못하는 것, 백보 양보해도 나눠서 하는 것도 되지 않는 상황은 민주당이 상생과 협치 걷어차고 국회를 일방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것이고 상임위원장을 맡는 건 들러리 내지는 발목잡기 시비만 불러일으킬 거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그간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양보를 했다. 그러나 미래통합당이 거부 입장을 통보했다”며 협상 무산의 책임을 통합당에게 돌렸다.

민주당은 곧바로 개별 상임위를 열고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심사에 돌입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국회 시정연설에서 “코로나19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본격화하고 있으며 위기의 끝과 깊이를 알지 못해 경제의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다”며 “세계 경제는 100년 전 대공황과 비견되는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3차 추경안의 신속한 처리를 당부했다.

민주당은 이날 각 상임위별 추경 심사를 끝내고 30일 예결위를 열어 추경 심사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정의당은 이날 비정상적 국회 상황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본회의에서 진행된 상임위원장 선거에 불참했다.
이성오 기자 solee235@gwangnam.co.kr
정치일반 최신뉴스더보기

기사 목록

광남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