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회 408곳, 자제 호소에도 예배 강행
광주시·시민단체 ‘집합행사 자제’ 호소 헛돌아
지역 1000여 교회, 온라인·가정 예배로 대체도
입력 : 2020. 03. 08(일)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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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광주 북구 한 교회에서 이용섭 광주시장과 문인북구청장이 집합 예배 자제와 마스크 착용을 교회 관계자에게 당부하고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광주에서 14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광주 지자체들과 시민단체들의 ‘다중 집합 행사를 자제해 달라’는 호소에도 상당수의 개신교회들이 집합 예배를 강행하고 나섰다.

8일 오전 광주 서구의 한 개신교회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말도 1~2부가 나눠진 오전 예배를 치렀다.

수십명의 교인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예배당으로 향했고, 입구에서는 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한 최소한의 대비책으로 체온 측정을 실시하고 신천지 교인을 받지 않기 위한 신원 확인도 진행됐다.

대부분의 예배 참석자들은 예배당 입구에 배치된 손 소독제를 사용하고 예배가 진행되는 1시간 동안 마스크를 착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성경 등에 대해 배우는 교육 예배도 평소처럼 열렸다.

각 교회 앞에는 지자체에서 나온 공무원들이 ‘우리 모두 마스크를 착용합시다’라는 손팻말을 들고 집합 예배 여부를 파악하기도 했다.

같은 날 지자체의 집합 행사 자제 요청에 따라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각 가정에서 예배를 진행하는 교회들의 모습과 상당히 대조적이었다.

일부 교회의 경우 이날 유튜브 등 실시간 온라인 중계를 하거나 사전에 목사의 설교를 영상으로 녹화해 교회 홈페이지와 유튜브 등에 게재, 신도들에게 링크를 보내 스마트폰 등으로 예배를 보도록 했다.

이 때문에 광주의 한 대형교회의 경우 접속 급증으로 평소보다 100배에 가까운 트래픽이 발생, 교회 홈페이지가 멈추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광주시와 5개 자치구가 파악한 교회 수는 동구 72곳, 서구 177곳, 남구 164곳, 북구 601곳, 광산구 423곳 등 1437곳이다.

광주시는 온라인이나 가정 예배를 도입한 대형교회를 제외한 408곳의 교회가 이날 집합 예배를 진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개신교회 관계자는 “주말에 모두가 함께 모여서 예배를 드리는 게 일반적으로, 공동체 의식이 포함돼 있는 가치관”이라며 “교회 성격에 따라서 보수적인 경우 개별적인 예배는 인정하지 않고 쉬지 않고 예배당에 참석해야 한다는 성서적 교리나 관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예배에 참석한 신도 김모씨(41)는 “코로나19가 발생했다고 모든 예배 참석을 하지 말라는 것은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처럼 다가온다”며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코로나19에 대한 걱정과 염려는 똑같지만 각 교회에서 발열을 확인하고 마스크 착용을 필수로 한다면 감염 확산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많은 인원이 밀집하는 종교행사가 평상시처럼 열리면서 코로나19의 지역사회 감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날 광주에서 소규모 성경 공부에 참석한 A씨(22·서구)가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고, 지난달 23일에는 일가족 3명이 양림교회(계단교회·예장합동)의 예배에 참석한 뒤 양성 판정을 받아 180여 명의 예배 참석자들이 일괄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기도 했다.

한편 광주시와 지자체 등 2500여 명의 공무원들은 이날 400여 개의 광주 전체 개신교회를 방문하고 공문을 별도로 보내 집합 예배 자제를 호소했다.

시는 지난달 27일 신천지 예배를 포함해 시·자치구 등이 직접 개최하거나 인허가하는 집회, 행사, 공공기관으로부터 장소를 빌려 진행하는 다중 집합행사를 당분간 금지하는 행정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앞서 광주시와 긴급회의를 가졌던 광주기독교단협의회도 호소문을 통해 “광주 1500개 교회와 40만 성도들은 국가적인 재난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용섭 시장은 “앞으로 1~2주가 코로나19 확산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 시점에서 각계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면서 “교회도 나름 어려움이 있겠지만 코로나19가 진정될 때까지 집합예배를 자제하고 가정예배로 대체해 달라”고 호소했다.
최성국 기자 stare8194@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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