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 도로 비추고 가로수 빛 가려
[도로보다 어두운 ‘보행로’ 그 이유는]
보행로 관련규정도 없어… 한정된 예산지원 한몫
자치구 유지·보수 벅차…주민 "어두워 산책 못해"
입력 : 2019. 04. 08(월)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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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서구문화센터에서 염주체육관 방향 금화로 보행로는 밤에는 가로등 빛이 미치지 못해 사물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둡다.
광주지역 곳곳의 보행로가 야간, 주변 차도보다 어두워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도로 주변에 서 있는 가로등 대부분이 차도만을 비추고 있는 데다 이마저도 무성한 가로수 잎 등이 가리고 있어 보행로 환경 개선 등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8일 광주시와 5개 자치구에 따르면 현재 광주지역에 설치된 가로등은 5만6760개다. 이중 상대적으로 밝기가 센 ‘LED 등’은 1만6694개로 30%가 채 되지 않는다.

나머지 4만66개 가로등은 설치가 오래된 ‘방전등’으로 밝기가 그리 세지 않다.

이런 가로등이 대부분 차도를 비추고 있는 데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인도를 비추는 보행등은 20~30m 간격으로 설치돼 있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야간에 차도는 가로등 불빛과 차량 전조등으로 대낮같이 밝은데 보행로는 상대적으로 어둡다”는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실제로 광주 서구문화센터에서 염주체육관 방향 왕복 6차선 금화로 보행로는 야간에는 시민들이 불안감을 느낄 정도로 어둡다. 가로수 잎도 무성해 어두운 옷을 입고 걸어가면 고작 20여m만 떨어져도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분간하기 어렵다.

이 보행로는 주변에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있고 풍금어린이공원, 마재근린공원, 염주체육관, 월드컵경기장 등이 있어 도보 산책을 하는 보행자들이 많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

광산구 광주여대 인근 용아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가로수의 무성한 잎에 가로등 불빛이 가려 인도는 어둡기 그지 없다.

광주지역 곳곳의 보행로가 이처럼 차도보다 어두운 이유는 뭘까.

여기에는 가로등 설치 규정과 관련이 깊다. 도로 폭이 12m 이상은 가로등, 폭 12m 미만은 보안등을 설치한다. 차도에서 측정한 조도를 기준으로 설치하고 있어 인도의 밝기는 감안되지 않는다. 때문에 차도에 비해 인도가 상대적으로 많이 어두운 곳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보행등 설치와 관련 기준은 ‘현장여건을 고려하고 도로의 특성에 따른다’라는 규정만 있을 뿐이다.

물론 가로등 교체 및 유지·관리를 맡고 있는 일선 자치구들이 기존 가로등을 LED등으로 교체하고 보행로 곳곳에 보행등을 설치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광주시가 지원해주는 예산이 가로등 전기요금의 50%도 채 되지 않기 때문이다. 가로등 유지·보수 등 관리와 남은 전기 요금은 전적으로 자치구의 부담이어서 LED 교체 또는 보행등 설치는 커녕 기존 가로등 관리도 벅차다.

이런 이유로 LED 교체 또는 보행등 설치가 더디게 진행돼 광주지역에 어두운 보행로가 많게 되면서 보행자의 안전이 위협을 받는 등 불편이 계속되고 있다.

이유진씨(28·여)는 “저녁에 산책하러 서구문화센터 인근을 자주 이용하고 있는데 너무 어두워 가끔 겁이 날 때가 많다”면서 “보행자를 위해 더 밝게 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매년 예산을 10% 가량 증액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라며 “예산은 한정돼 있어 우선순위를 정해 LED로 교체하고 전정작업을 실시해 보행도로 환경 개선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윤자민 기자 yjm3070@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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