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 전조증상을 맹장염?…병원 뺑뺑이 돌다 ‘유산’
전남 한 산부인과서 오진…산모 진통제 맞고 버텨
"피비침 등 유산 전조증상 관련 조치·설명 못 받아"
입력 : 2024. 08. 28(수)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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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의 한 산부인과 병원에서 산모의 유산 전조증상을 맹장염으로 오진해 아이를 허무하게 잃게 한 사고가 발생했다.

28일 30대 제보자 A씨에 따르면 지난 9일 전남 목포의 B산부인과를 방문했다.

지난 6월부터 지속적으로 피비침 현상이 있어 혹시나 자궁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지 우려 때문이었다.

A씨는 진료 과정에서 아기집은 아직 형성되지 않았으나 임신한 지 5주 정도 돼 보인다는 뜻밖의 소식을 접하게 됐다.

이에 A씨는 임신을 했는데 피비침 현상이 나타나도 되는지 걱정스럽게 물었고, C 의사는 큰 문제 없다고 안심시켰다.

하지만 지난 12일 문제가 터졌다.

오전 10시께 A씨에게 갑작스런 복통이 찾아왔고, 긴급히 119 응급차를 불러 B산부인과로 이동했다.

그러나 도착 당시 모든 의사들이 상담 중이어서 A씨는 병원 한쪽에 누워 복통을 호소하며 대기할 수밖에 없었다.

진료를 대기하는 중에도 혹여 유산하지 않을까 걱정하며 밀려오는 통증을 참았다.

다행히 의사는 “아기집도 무사하고 임신 수치도 잘 오르고 있다. 복통과 아이와는 무관하다”며 “맹장염이 의심되니 소견서를 갖고 외과 병원을 찾아가 보라”고 제안했다.

그리고 심한 복통을 호소하는 A씨에게 진통제를 처방했다. 이후 오후 1시께 A씨는 목포 한 병원 응급실을 찾았으나 이 병원에서도 수십여 분을 대기했다.

소견서를 읽어본 의사는 A씨에게 “임산부에게 CT 검사가 힘드니 복부 MRI를 찍어야 하는데 이 병원에 없으니 급한 대로 복부 초음파라도 찍어보겠다”고 말했다.

검사 결과 맹장은 정상이었고 장꼬임도 없는 상태였다. 다만 현 증상으로 요로결석일 수 있다는 소견을 받았다.

A씨는 해당 병원에는 추가 검사를 진행할 수 있는 의료기기가 없는 탓에 그대로 집으로 귀가했다.

그러나 이날 저녁부터 하혈이 이어졌고, 복통은 사라졌지만 ‘혹시나 유산인가’라는 불안감이 찾아왔다

다음 날 오전 산부인과를 찾은 A씨는 전날 진료를 봐 준 C의사가 없어 다른 의사에게 진료를 받았고, 충격적인 소식을 접했다.

해당 의사는 “아기집이 흘렀다. 유산됐다. 정확한 사유는 알 수 없으나 전날 통증이 유산 전조 증상이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A씨는 산부인과의 미흡한 대처가 유산이라는 결과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그는 “의사의 소견서에는 ‘절박 유산 증상으로 본원으로 왔으나 다른 소견이 보여 외과 진료를 받게 한다’고 적혀 있었다. 이런 의사 소견을 받을 때 유산 위험성에 대해서 알고 있었다는데 유산 방지 주사 등 최소한의 조치를 받거나 관련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허무하게 유산을 하게 돼 너무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해당 병원 관계자는 “오해로 빚어진 상황이다. A씨와 해당 의사 간 대화를 통해 풀어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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