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병원까지 환자 몰려오나…시민 불안 가중
‘의대 정원 확대 반발’ 전공의 집단사직 3일째
대학병원 쫓겨난 환자들 ‘2차 병원’으로 전원 조치
2차 병원들 "의료공백 장기화 땐 환자 수용 불가 우려"
입력 : 2024. 02. 22(목) 18:27
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에 들어간 지 사흘째인 22일 광주 동구 전남대학교병원에 의료진과 환자가 응급실로 이동하고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지역 대학병원이 3일째 진료 차질을 빚으면서 환자들이 2차 의료기관(병원)으로 옮겨가고 있다. 현재까지 2차 병원들은 평소와 비슷한 환자 수를 유지하고 있지만 의료공백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밀려드는 환자를 감당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3차 의료기관인 전남대학교병원과 조선대학교병원에서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는 각각 268명(레지던트 192명·인턴 76명), 108명(레지던트 77명·인턴 31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중 상당수는 보건복지부로부터 업무개시명령을 받았지만, 대부분 의료현장으로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처럼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을 벗어나면서 이들 3차 의료기관은 환자들을 조기 퇴원하는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

우선 전남대병원은 응급실·중환자실을 제외한 각 병동 경증 환자의 조기 퇴원 또는 전원에 나섰다. 비응급 환자의 수술 일정도 축소 운영해 병상 가동률 또한 다소 떨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조선대병원은 전공의 이탈과 부족한 전임의 수가 맞물리면서 경증환자부터 2차 의료기관으로 전원 조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로 인해 병상 가동률은 평소보다 30% 정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광주지역 3차 의료기관에서의 전원 조치가 시작되면서 2차 병원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현재 권역 또는 응급의료센터, 자체 응급실을 운영할 정도로 규모가 있는 2차 의료기관(광주 26곳·전남 44곳)은 당분간 평상시 환자 수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의료공백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를 대비해 대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내과와 외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등 13개 과를 비롯해 응급실까지 갖춘 한 종합병원 관계자는 “전공의 사직 사태로 의료공백이 발생했다고 하는데, 아직 2차 병원까지 영향이 오지 않았다. 평상시와 비슷한 환자 수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의료공백이 장기화할 경우 환자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고, 병원에서도 대책 마련에 들어간 상태다”며 “대학병원 정상화가 오래 걸릴 것이란 관측도 나오는데, 이러면 2차 의료기관, 나아가 동네 병원까지 환자가 쏠리는 현장이 발생할 것으로 보여 걱정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법무부, 행정안전부, 대검찰청, 경찰청 등과 ‘의료계 집단행동 대책 회의’를 열고 업무개시명령에도 복귀하지 않고 집단행동을 주도하는 주동자와 배후 세력에 대해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정상 진료나 진료 복귀를 방해하는 행위를 엄중히 처벌하기로 했다.
이산하 기자 goback@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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