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천년사편찬위원회는 ‘전라도 천년사’ 발간을 앞두고 역사 왜곡 등의 논란이 지속·확산되는 가운데 우려와 안타까움의 입장을 나타내며 의견수렴 기간을 2개월 더 연장(5월 10일∼7월 9일) 하고 공개 학술토론회도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전라도 천년사 편찬위원회는 입장문을 통해 “집필에 참여한 213명의 학자는 대한민국에서 각 분야를 대표하는 최고의 연구자들이다. 사명감을 갖고 집필에 참여해 완성했다”면서 “집필진의 노력과 학술적 성과가 폄훼·왜곡되는 현실에 우려와 통탄을 금치 못한다”고 밝혔다.

편찬위는 “일부 단체가 구체적 내용 확인도 없이 단지 ‘일본서기’에 기록된 지명 등을 인용했다는 것을 문제 삼아 ‘전라도 천년사’ 전체를 ‘식민사학’ 역사서로 매도했다”면서 “전문 연구자들이 각고의 노력으로 밝혀 낸 고대사 특히, 마한 및 백제, 가야사 서술 내용에 단지 ‘일본서기’의 지명을 사용했다는 사실과 일부 일본학자의 견해를 소개했다는 이유만으로 ‘식민사관’으로 매도하는 것은 황당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대한민국 건국 이후 현재까지 간행된 모든 ‘국사’ 교과서 및 현행 검인정 중학교 ‘역사’, 고등학교 ‘한국사’ 등과 국사편찬위원회의 ‘한국사’, ‘신편한국사’도 식민사관의 역사가 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 고대 한일관계에서 등장하는 대표적 인물인 왕인 박사(일본에 천자문을 전함). 노리사치계(일본에 불교를 전함), 담징(고구려 승려, 일본 세계유산 1호 법륭사 금당에 벽화를 그림) 등도 ‘일본서기’에만 등장하는 인물이라는 점을 상기하며 이들을 가르치는 것도 식민사관 교육이냐고 반문했다.

편찬위는 “역사 연구는 사료에 대한 철저한 고증과 비판, 분석을 통해 이뤄지는 학문”이라며 “논리적 비약과 식민사관이라는 국민적 정서를 자극하기보다 정당한 학문적 주장과 토론을 거쳐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편찬위는 충분한 의견 수렴을 위해 ‘전라도 천년사’ 공람 기간을 지난 10일부터 7월9일까지 2개월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의견 수렴이 끝나는 7월 주제별 공개 학술회도 개최하기로 했다.

‘전라도 천년사’는 지난 2018년 ‘전라도 정도 천년’을 맞아 광주시와 전남도, 전북도가 공동 추진하는 기념사업으로 총 24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으며 전체 34권(통사 29권, 자료집 4권, 총서 1권)으로 구성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