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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설에 핀 ‘매화’…화폭에는 벌써 봄 소식
고향 진도서 작업 활발 한국화가 김양수 개인전
‘아 매화불’展 내달 1일부터 통도사…30점 출품

2022. 01.17. 19:16:43

‘아 매화불이다’

서울에서 줄곧 활동을 펼치다 지난 2018년 고향 진도(임회면 용호리)에 화실 ‘적염산방’(寂拈山房)을 지어 40년 만에 귀향해 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국화가 일휴(一休) 김양수씨가 대한불교조계종 제15대 종정으로 추대된 통도사 방장 성파 스님이 계시는, 유서깊은 사찰인 통도사에서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 작업해온 매화 작품들을 선보인다. 제35회 개인전인 이번 전시는 ‘아 매화불(梅花佛)’이라는 주제로 2월1일부터 24일까지 경남 양산 소재 통도사 성보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작가는 고향 진도에 귀향해 가슴으로 매만진 400호 대작에서부터 10호 소품에 이르는 매화 그림 작품 30여 점을 출품한다. 작가가 주제로 내세운 ‘매화’(梅花)는 꽃 중에 가장 먼저 봄소식을 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맘때 전시로 적격으로 보인다.

이런 의미있는 사찰에서 전시를 열게 된 작가의 작품은 자연의 신성한 숨결을 시(詩)가 가지는 함축된 은유로 표현하는 특징을 내포하고 있다. 이는 감성의 교감을 통한 사유의 소통을 추구하려는 깊은 작가 의식에서 완성된 것이라는 풀이다.

‘아 매화불이다’
이런 점 때문에 항간에는 그를 ‘시 쓰는 화가’라고 부른다. 당시 작품 ‘화양연화’(花樣年華) 등에서 선보였지만 그의 작품은 반드시 시와 그림이 만나는 형식이다. 2020년 8월 진도 현대미술관에서 선보였던 전시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그림 전공자이지만 글 솜씨가 왠만한 문인들을 넘어선다. 그림을 떼놓고 시만 봐도 그의 작품의 깊이를 체감할 수 있다.

신성한 자연과 생명에 녹아내린 정신성을 한 줄의 맑은 시처럼 화폭에 그려내는 화가로 알려진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예로부터 겨울바람이 매서운 시기에 꽃을 피워 추위를 견뎌내며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꽃인 ‘매화’를 펼쳐 보인다.

수많은 문헌이나 자료, 문학 작품 등에서 매화에 대한 기록이나 칭송을 찾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퇴계 이황의 시문이나 이육사의 시 작품을 보면 매화가 어떤 대상으로 그려지는지 알 수 있다.

‘봉발탑’
먼저 조선 성리학의 주춧돌을 놓은 퇴계 이황 선생이 평생 좌우명으로 삼았던 대상이 매화로 알려져 있다. 퇴계는 ‘매화는 일생을 춥게 살아도 그 향기를 팔지 않는다’(매일생한 불매향, 梅一生寒 不賣香)라고 했다는 것이다.

또 일제 강점기에 강렬한 저항 의지를 품은 민족정신을 노래한 시를 발표하며 독립운동에 가담해 중국 북경 감옥에서 옥사한 민족시인 이육사 역시 매화의 고매한 정신을 극명하게 담아낸 시를 발표했다. 대중들에 널리 알려진 자신의 대표작 ‘광야’를 통해 ‘지금 눈 내리고/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라고 노래한 바 있다.

앞서 언급했듯 매화는 꽃 중에 가장 먼저 봄소식을 전하는 것 외에 잔설 속 굳건히 꽃을 피워 옛 선비의 절개를 상징하며 봄의 전령으로 불린다. 지조의 대표 명사로 통하는 셈이다.

한국화가 일휴 김양수
작가의 작품은 매화의 상징적인 감성이거나 형태의 심미를 초월한 깊은 울림으로 와 닿는, 승화된 예술혼이 쉽게 느껴진다.

승려 출신 황청원 시인은 시로 쓴 작가의 전시 도록 서문을 통해 ‘매화 그림전을 연다는 일휴를 생각한다/일휴는 화인(畵人) 인가 선인(禪人)인가/내가 본 일휴는 화인이며 선인이다/…중략…/통도사 뜨락에도 홍매화 피겠다/일휴의 매화도 덩달아 피겠다/ 인연있는 이들은 부처를 보겠다/ 아 매화불이다’라고 평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단절과 봉쇄가 3년째 이어지는 봄을 맞으며 세상을 뒤덮고 있는 고통과 갈등에 대한 치유의 화두를 매화로 제시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양수 작가는 남종문인화의 토착화를 이루고 운림산방을 세운 소치 허련 선생의 예술혼을 품고 있는 전남 진도 출생으로 동국대 미술학부와 성신여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중국 중앙미술학교에서 벽화를 전공했다. 2008년 첫 시집 ‘내 속 뜰에도 상사화가 피고 진다’와 시화집 ‘고요를 본다’(2001), ‘함께 걸어요 그 꽃길’(2015), ‘새별 별에게 꽃을 전하는 마음’(2017)을 펴낸 바 있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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