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국립공원서 보호야생생물 ‘관박쥐’ 서식
국립공원연구원 제2수원지 폐광서 22개체 확인
"실질적 서식지 기능 확인…폐쇄·방치 재검토를"
입력 : 2026. 06. 09(화)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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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국립공원 동굴서식지. 사진제공=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연구원
안전사고 우려로 복구·폐쇄 대상에 오른 국립공원 내 폐광이 실제로는 보호야생생물의 서식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등산국립공원 내 폐광에서 보호야생생물 관박쥐가 집단 서식하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폐광 관리 정책이 안전뿐 아니라 생태 보전까지 고려하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9일 국립공원공단 국립공원연구원이 발간한 ‘국립공원 동굴서식지 보전 연구’에 따르면 무등산국립공원에서 폐광(인공동굴) 4개소(광주 동구 용연동 2개소·담양군 가사문학면 무동리 2개소)가 확인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2~12월 기후에너지환경부, 국가유산청, 국립생물자원관 등 자료를 수집해 국립공원 10곳의 동굴 34개소(폐광 30개소·자연동굴 4개소)를 대상으로 박쥐류 서식 현황, 동굴 입지·구조 특징을 파악했다.

조사 결과 일부 폐광에는 보호야생생물 동굴 의존 생물의 주요 서식지로 기능하고 있는 사례가 확인됐다.

이중 광주 동구 용연동 폐광에는 보호야생생물 관박쥐 22개체가 서식한 것으로 조사됐다. 과거 자료에서는 멸종위기종인 붉은박쥐도 확인돼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직선형인 폐광의 규모는 높이 1.5m, 폭 1m, 길이 10m로 확인됐다. 외부와의 접근 난이도가 낮아 외부 교란 위험이 노출돼 있고, 낙반(광산·갱·터널 등에서 천장이나 벽의 암석이 갑자기 떨어지는 현상) 위험요소가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폐광 3개소(제2수원지-2, 무등광산-1·2)에서는 박쥐 등 야생생물이 없었지만 중간 갱도 붕괴, 침출수 등의 위험요소가 발견됐다.

연구원은 외부 교란 위험에 동시에 노출돼 있어 동굴 보전관리 기본 원칙 수립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위험구역 안전 표지판 설치, 연 1회 흔적 조사를 비롯해 무단출입 차단, 비접촉 모니터링 체계 전환도 당부했다.

아울러 동굴 폐쇄 또는 정비사업 추진 시 사전 생물 평가를 한 후 박쥐 친화형 공법을 도입하는 관리 방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국립공원 내 동굴서식지는 박쥐 등 동굴 의존 생물의 핵심 서식지임에도 불구하고, 체계적인 현황 파악과 관리 기준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취약성 평가 결과 최우선 관리 대상지로는 변산반도 모항폐광을 비롯해 팔공산 금화갱도, 치악산 회곡 등 3개소를 선정했다. 무등산을 비롯해 소백산 등 31개소는 관리 필요 지역으로 분류됐다.

오대산 송천폐광, 치악산 전불, 변산반도 모항폐광, 팔공산 금화갱도에서는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 붉은박쥐 8개체가 확인됐다.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 토끼박쥐는 오대산 송천폐광, 치악산 전불에서 총 4개체가 발견됐다. 두 곳 모두 붉은박쥐와 동일 동굴에서 함께 서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공원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보고서는 폐광이 자연동굴을 대체하는 실질적 서식지로 기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안전을 이유로 폐쇄·방치 방식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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