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청년이 떠나는 도시, 인구정책보다 일자리가 먼저다
엄재용 경제부 기자
입력 : 2026. 06. 09(화)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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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광주의 인구 유출이 또다시 1만3000명을 넘어섰다. 전남도 1년 만에 순유입으로 돌아섰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마냥 반길 일만은 아니다. 광주와 전남 모두 가장 많이 빠져나간 연령층은 20대 청년이었다.

인구 통계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숫자는 전체 인구가 아니다. 누가 떠나고 누가 들어오는가다.

광주는 지난해 1만3678명이 순유출됐다. 이 가운데 직업을 이유로 광주를 떠난 사람이 들어온 사람보다 1만명 이상 많았다. 단순 계산으로도 광주 인구 감소의 상당 부분이 일자리 문제와 연결돼 있다는 의미다.

전남 역시 순유입으로 전환됐지만 청년층 상황은 다르지 않다. 20대에서만 5000명 넘게 순유출됐다. 40·50·60대는 들어오는데 정작 지역의 미래를 책임질 청년은 떠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 같은 결과는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광주·전남은 수년째 청년 유출 문제를 겪고 있다. 지역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은 더 나은 일자리와 높은 임금, 더 많은 기회를 찾아 수도권으로 향한다. 남아 있는 청년들마저 결혼과 출산, 주거 문제를 이유로 지역을 떠난다.

출산 장려금과 정착 지원금, 전입 장려 정책도 필요하다. 하지만 청년들이 떠나는 가장 큰 이유가 직업이라면 답 역시 일자리에서 찾아야 한다. 아무리 많은 지원금을 준다 해도 원하는 직장이 없으면 청년은 떠난다.

실제 통계는 이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광주의 전입·전출 사유 모두에서 주택과 가족, 직업이 상위를 차지했지만 순유출 규모가 가장 크게 벌어진 항목은 직업이었다. 결국 청년들은 지역을 싫어해서 떠나는 것이 아니라 먹고살기 위해 떠나는 셈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수도권 집중 현상이다. 광주는 지난해 수도권과의 이동에서 6300명이 순유출됐고 전남도 1000명 넘게 순유출됐다. 지역에서 수도권으로 향하는 인구 이동은 단순한 주소 이전이 아니라 소비와 투자, 인재와 기업이 함께 빠져나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인구 문제는 출산 정책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청년이 머물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 안정적인 주거 환경,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

인구 감소는 결과다. 원인은 사람을 붙잡지 못하는 지역 경제에 있다. 청년이 떠나는 도시에서 인구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결국 인구정책의 출발점도, 해법도 일자리일 수밖에 없다.
엄재용 기자 djawodyd0316@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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