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이 11일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국회의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며 여야에 특위 구성을 촉구했다.

우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누가 무슨 목적으로 어떤 지시를 내렸는지 진상을 밝혀야 한다. 이 사안에 대한 국정조사는 국회의 책무라는 게 국회의장의 판단”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국정조사는 교섭단체의 요청이 아닌 국회의장 직권으로 추진하는 것이라고 국회 관계자는 설명했다.

우 의장은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헌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 조치하겠다고 (지난 4일) 천명한 바 있다”며 “헌법 제61조 1항인 국회의 국정조사권에 따라 ‘위헌 불법 12·3 비상계엄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긴급하게 비상계엄 국정조사 특위를 구성하겠다. 여야 정당의 신속한 응답을 요청한다”고 밝히는 한편 국정조사 계획서가 마련되는 대로 조속히 처리하겠다고 언급했다.

또 “국회는 이번 계엄의 표적기관이자 직접적인 피해기관”이라며 “당사자로서도 국회가 직접 국회 침탈 사태에 대해 국회가 가진 권한으로 자체적인 조사를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윤 대통령이 국회 계엄해제 의결을 막기 위해, 강압으로 국회의 권능 행사에 제약을 가하려고 했다는 증언이 나온 데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우 의장은 “국민의 의혹을 풀려면 공개적인 장소인 국회에서 진상을 규명해가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국민적 관심이 매우 높은 사안이라 윤석열 대통령의 공개적인 증언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국정조사를 실시하면 윤 대통령 동행명령을 할 수 있고,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 고발까지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거기까지는 나가지 말자”며 말을 아꼈다.

이어 ‘윤 대통령을 만나 국회에 나와서 설명을 해달라고 제안할 생각은 없느냐’고 취재진이 묻자 “저는 언제든 만날 생각이 있다. 그런데 (윤 대통령이) 그런 말씀을 하지 않고 있어서 제가 못 만나는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채상병 순직사건 국정조사에 대해서는 “지금은 나라 전체에 변고가 생긴 상황으로, 국가를 정상화하는 일이 더 급하다”며 “당초 10일 국정조사실시계획서를 채택하려고 했던 기존 일정은 조정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