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 장기화 될 뻔했던 광주 음주 뺑소니 사망사고 운전자 검거가 광주청 소속 형사기동대의 발 빠른 수사로 일단락됐다.

29일 광주 서부경찰에 따르면 지난 24일 광주 서구 화정동 일원에서 주행하던 차량이 앞서 가던 오토바이 후미를 들이받고 도주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20대 운전자가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고, 20대 여성 동승자는 숨졌다.

사고 후 차량 운전자인 A씨(32)는 지인의 도움을 받아 대전으로 도주했다.

서부경찰이 CCTV 분석 등을 통해 추적에 나섰지만 A씨의 신원 특정, 도주 경로 등 수사에 필요한 기본적인 정보가 확인되지 않으면서 검거에 난항을 겪었다.

뒤늦게 사고 다음날인 25일 광주청 형사기동대 4개 팀 형사 30명을 투입했다.

이후 A씨의 신원을 특정한 경찰은 A씨에 대한 행방을 쫓기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였다.

지인을 통해 A씨의 신원을 확인함과 동시에 A씨의 휴대전화가 마지막으로 꺼진 위치가 인천공항이라는 점과 지인을 통해 해외로 떠나는 항공권을 발권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기동대는 A씨의 출국 여부를 신속히 확인했다.

다행히 A씨가 출국한 기록은 없었지만 출국금지 신청이 되지 않은 상태라 긴급히 출국금지를 조치했다.

이후 기동대는 A씨가 25일 지인에게 연락한 휴대전화 번호를 바탕으로 서울을 비롯해 경기도 수원 등지로 급파, A씨 추적에 나섰다.

당시 A씨가 이용한 휴대전화도 중국인 명의로 가입된 대포폰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기동대 일부는 인천공항에서부터 A씨의 동선을 추적했고, 일부는 25일 A씨가 진료를 예약한 치과 인근에서 잠복에 나섰지만 나타나지 않았다.

다음날인 26일 오전까지도 A씨의 흔적이 보이지 않자 기동대는 사건이 장기화 될 것을 우려해 광주에 남아있던 기동대 인원 추가 투입을 계획했다.

하지만 26일 오후 A씨 추적의 단서였던 휴대전화 신호가 서울 중구에서 잡힌 뒤 경기도 수원으로 이동했고, 몇 시간 뒤인 오후 9시께부터 서울 강남 일원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기동대는 A씨를 검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며 주변 숙박업소 위주로 탐문에 나섰고, 탐문 중 도보로 이동하던 A씨를 같은 날 오후 9시50분께 붙잡았다.

당시 기동대는 A씨와 함께 A씨의 범행을 알고 도피를 도운 또 다른 도주 조력자 B씨도 함께 체포했다.

조사 결과 추적의 단서가 됐던 휴대전화는 B씨의 것이었고, 체포 당시 A씨는 경찰의 추적을 피해 연락하기 위한 대포폰을 B씨에게 전달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여러 조력자들의 도움 등으로 용의자 검거에 난항을 겪을 뻔했던 사건이 형사기동대의 끈질긴 노력과 치밀한 추적 끝에 마무리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이 장기화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하루라도 빨리 검거해야겠다는 일념으로 적극적인 추적에 나서 검거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서부경찰은 전날 A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혐의로, A씨의 도주를 도운 B씨를 범인은닉·도피 혐의로 구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