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식당과 카페 등에서 장애인을 고려하지 않은 무인주문단말기 키오스크 사용을 늘리면서 장애인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통계청의 외식업체경영실태조사에 따르면 호남지역 점포에 설치된 키오스크 비율은 2018년 0.7%에서 2021년 1.4%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키오스크는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화면에 정보를 표시해 제공하거나 주문·결제 등을 처리하는 기기다. 은행, 병원 등 공공영역부터 최근엔 카페와 식당, 무인매장을 중심으로 대폭 늘면서 일상영역까지 자리 잡고 있다.

문제는 키오스크가 생활 곳곳에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기기 내 점자나 수어 시스템이 없고, 휠체어를 타는 이들이 접근하기 어려워 장애인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8월 국가인권위가 발표한 ‘장애인 무인정보단말기 접근 이용 모니터링’ 자료를 살펴보면 전국 15개 지역 공공·민간업체에 설치된 키오스크 1002대를 조사한 결과, 시각장애인이 키오스크 위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점자유도블록 등을 갖추지 않은 곳이 917대(91.5%)에 달했다.

실제 본보 취재진이 광주의 음식점 5곳의 키오스크 상태를 확인한 결과, 점자 및 음성안내 시스템이 설치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이 중 한 음식점의 키오스크에는 ‘장애인’이라는 버튼이 화면 하단 좌측에 있었지만,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작은 데다가 버튼을 눌러도 직원 호출로 연결될 뿐이었다.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장애인들의 키오스크 접근성 강화를 위해 휠체어 접근 공간 확보, 키오스크 30cm 앞에 점자블록 설치 또는 음성안내 제공, 자막 및 점자 안내 제공, 수어 안내 제공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정부가 자영업자의 키오스크 교체 부담 등을 고려해 해당 법을 단계적으로 적용하기로 결정해 장애인들의 불편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키오스크가 일상생활 속에 급속히 확산 되고 있는 것에 맞춰 장애인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도 뒤따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