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과 신세계그룹이 광주시에 복합쇼핑몰과 프리미엄 백화점 건립을 위한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광주에서 본격적인 ‘유통 대전’의 막이 오른 것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북구 임동 옛 전방·일신방직 공장 부지 31만㎡에 대지면적 3만3060㎡, 연면적 30만㎡ 규모로 ‘더현대 광주’를 조성하는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이 사업계획서에는 전방·일신방직 부지 도시계획 변경을 위한 사전 협상제안서와 복합쇼핑몰 구상이 포함됐다.

신세계는 어등산에 짓겠다고 밝힌 스타필드가 아닌 기존 백화점을 확장한 프리미엄 방식인 ‘광주 신세계 아트 앤 컬처파크’를 조성하는데 필요한 지구단위 계획 변경안을 제출했다.

이마트와 주차장 부지의 통합 개발을 위해 이마트 부지 옆 광주시 소유 도로의 선형 변경을 제안했다.

이제 광주시가 협상을 거쳐 인허가를 검토할 제안은 △전방·일신방직 부지 도시계획 변경 △그 부지 안에 포함된 더현대 광주 건립 △신세계 백화점 확장을 위한 지구단위 계획 변경 등 세부적으로 3건이다.

광주시는 오는 29일 ‘복합쇼핑몰 신활력행정협의체’를 열어 제안사업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광주시가 논의과정에서 반드시 챙겨야 할 것이 있다. 우선 임동 방직공장 부지의 경우 우리나라 마지막 근대산업 유산으로 평가받는 문화재가 다수 남아있다. 근대산업기 여성 노동자들의 애환이 서려 있고 광주시민들과 오랜 시간 고락을 함께 해온 역사를 ‘복합쇼핑몰 유치’라는 미명 하에 함부로 훼손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반드시 근대산업유산 보존 문제를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한다.

신세계그룹 측의 경우 당초 어등산 부지에 복합쇼핑몰 ‘스타필드’를 건립하겠다는 발표와 달리 현 백화점을 확장 이전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여론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백화점 확장사업은 과거에도 추진됐다가 인근 상인들의 반발로 무산된 바가 있고, 특히 도로를 개편하면서까지 백화점을 확장시킨다면 특혜시비를 불러올 수도 있다.

복합쇼핑몰 유치를 바라는 시민들의 바람은 크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복합쇼핑몰은 엄연히 민간분야 사업이다. 광주시는 유치 성사에만 몰두해 사업자에 끌려다니지 말고 철저하게 시민 이익을 우선하는 협상을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