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우리는 어려운 발생했을 때 축척된 지식, 경험, 지혜 등을 기반으로 대비했지만, 앞으로의 사회는 급격한 대전환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보단 변화 속에서 기회를 찾아야 합니다.”

최배근 건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17일 광주 동구 벤틀리관광호텔 대연회장에서 열린 ‘제10기 광남일보 글로벌리더 아카데미’에서 ‘글로벌 경제 동향과 산업체계 지각변동 새로운 처음 현상의 시대’라는 주제 강연에서 현 상황을 이처럼 진단했다.

이번 강연에서 최 교수는 최근 기축통화국 국채가 최고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국채 가격을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볼 때 미국채 가격의 급락은 미국채의 과잉 공급에서 비롯됐다”며 “연도별로 보면 2003년 3조5750억 달러, 지난해 22조5840억달러, 올해 9월까지 23조6892억원으로 해마다 증가했으며, 2007년 1월~2020년 1월 12조3322억원(연평균 9486억원), 2020년 2월~2022년 6월 6조6355억원(연평균 2조475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설명했다.

또 “공급 충격형 인플레이션으로 예상보다 금리 인상폭이 컸으며, 과잉저축과 노동자 이탈 등으로 내수형으로 인플레이션 전환됐다”며 “재정부담으로 금리 인상 맞대응이 주요 선진국에 집중되면서 엔화, 유로화, 파운드화 등 국채 약화, 중국 부동산·제로코로나 정책으로 금리 인하의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디지털·온라인으로의 문명 대전환의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오프라인 자유도시에서 가상 자유도시로 지금 거대한 변환이 진행 중이다”며 “산업화 과정은 사람과 돈이 농촌에서 도시로 이동하는 도시화 과정이었고, 농업경제에 기초했던 사회제도와 시스템이 해체되고 상품·화폐경제가 요구하는 제도와 시스템 등으로 교체되는 근대화 과정과 일치하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의 디지털화 및 플랫폼화 과정도 마찬가지로 사람과 돈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오프라인에서 거래하던 재화와 서비스의 위상이 재편되는 디지털경제 생태계로의 대전환이 진행 중이다”며 “일례로 농업경제에서 재배하던 면화와 사육하던 양 등이 산업경제에서 직물업의 도구로 가치사슬에서 위상의 변화가 됐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IT·인공지능(AI)이 만들어내는 사업모델에 대한 특성도 분석했다.

그는 “닷컴 사업모델(야후)과 고정된 공간에서의 플랫폼 사업모델(구글)에서 데이터 혁명과 AI 기술의 진보로 이동 공간에서의 플랫폼 사업모델로 확장(애플)돼 데이터가 급증하면서 AIoT(사물인터넷의 인공지능화) 즉, 초연결 시대가 도래됐다”며 “디지털 상에서 생태계 구축의 중요성을 인지하며 공유를 통한 연결과 협력, 가치의 공동창조를 특징으로 하는 플랫폼 사업모델로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어 “기술진보는 청년 일자리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고 있어 교육수준과 생산성 간의 관계가 약화됐다”며 “고학력 청년층이 가장 고통을 겪는 이유는 2000년 이후 대학교육에서 습득한 인지량과 대졸자 직무 간 연관성이 급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최 교수는 포스트 산업문명의 발전을 위해서는 자율성-공감-협업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협업의 출발점은 소통이고 ‘다름(차이)’을 존중해야 하며, 이제 막 시작된 새로운 문명이 만개하기 위해 새로운 가치의 지속적 호기심, 공감이 요구되고, 새로운 차원의 통합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산업화를 주도한 도시경제가 정치·경제적 자유 원칙에 기반했기에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정치·경제 시스템으로 사회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가상경제가 요구하는 자율성과 협력에 맞는 정치·경제 시스템의 등장도 불가피하고, 디지털 민주주의와 분산화된 경제시스템으로 재구성된다”며 “금융 역시 기존의 은행-자본시장 중심의 금융 시스템을 넘어 디지털 생태계에 부합하는 금융시스템으로 전환될 것이다”고 끝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