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남시론] 대한민국은 정치경제사회 문제만이 아니라 남북관계를 비롯하여 미·중간의 동북아패권문제 등으로 긴박하고 위중한 상황이다. 이에 대하여 윤석열 정부에 대한 희망이나 비전을 기대하기보다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고, 정치권부터가 너 죽고 나살자는 이전투구로 정국은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다 남북은 마치 전쟁을 대비하듯 대규모군사훈련과 미사일발사로 긴장관계가 예사롭지 않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고부터 한미연합 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에 이어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에 대해서 북한은 이를 북침전쟁연습으로 규정하고 강력한 항의와 함께 9.19군사합의를 위반해 NLL을 침범하면서까지 연일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과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동·서해상에 발사하고 전투기를 대거 동원한 무력시위에 나서고 있으며 우리도 이에 상응한 탄도미사일발사 등으로 한반도 상공은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전쟁의 주된 원인은 국가 최고지도자의 능력과 연계된다. 지금의 우크라이나 전쟁도 우크라이나 지도자의 정치가 불러왔다. 우리가 우려하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의 지도력이다. 러시아의 침공에 따른 우크라이나 국민의 살상과 파괴의 참상뉴스를 실시간 보면서 남의나라 일이 아니라 불원간에 우리가 겪을 일로 보여 섬뜩하다.

우린 남북관계의 긴장에 너무 익숙해져서 이제는 설마 예전 같은 전쟁이 일어나겠느냐고 아무 일도 없을 듯이 살고 있지만, 미래의 일이 어떻게 꼬일지 누가 알겠는가. 역사적으로 한반도에서 전쟁은 거의 30년 주기로 발생했으며, 지금은 6·25전쟁 이후 경제발전과 민주화로 선진국에 진입했다. 하여 평화와 번영을 지키는 정치적 노력이 더욱 절실하다.

취임 6개월을 맞이한 윤석열 정부는 외교문제와 이태원참사를 비롯한 민심의 이반 및 남북문제에 대한 총체적 난국을 지난 정부에만 전가하지 말고, 거시적 비전으로 국민들에게 합당한 대안을 제시하면서 국정의 파트너인 야당이나 대북문제를 강대 강이 아닌 대화와 외교적 노력으로 풀어가면서 역사를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우리민족과 강토가 처참하게 유린당했던 병자호란의 원인은 광해군의 중립외교에 반발한 서인세력의 인조반정과 인조의 잘못된 외교였다. 광해군은 성장하는 후금과 무너져가는 명나라 사이에서 중립을 지켜가며 실리외교로 평화를 보장받았다. 하지만 주자를 신봉했던 사대부 서인세력은 이것을 반역행위로 간주했고, 결국 반정을 통해 권력을 장악했다.

이후 친명 반청정책은 청나라에게 침략의 빌미를 주고 말았으며 대가는 혹독했다. 인조의 삼전도치욕과 군신관계, 수많은 백성들이 살상되고 부녀자들의 감내할 수 없는 치욕은 어떠했는가. 역사는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는 지금 어떤 외교력과 정치력이 필요한가. 북·중·러 벨트가 한층 강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미국에 의존하고 일본에 경도된 외교를 심도 있게 분석해서 어떤 경우에도 한반도에서 전쟁만은 막아야한다.

한반도는 지정학적으로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사이에 위치해 있어 항시 긴장의 연속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런 현실을 감안하여 균형감각 있는 외교로 평화를 유지하고 통일을 이룩하여 자주국방으로 나가야만 비전이 있다. 이러한 민족의 염원을 외면하거나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미숙한 졸속정책으로 한반도에서 전쟁을 부추긴 세력은 우리 민족만이 아닌 인류의 적이 될 것이다.

전쟁은 커다란 문제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자그마한 불꽃하나가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북한은 핵을 보유함으로써 전쟁이 발발하면 핵을 사용할 것이 자명하고 이러한 현대전은 승자도 패자도 없이 한반도는 몇 백년 동안 회복하기 어려운 불모지의 결과를 낳게 된다. 한반도에서 전쟁은 양측의 파멸이고, 전쟁을 통해 덕을 볼 국가나 세력은 따로 있다.

일본은 한반도의 긴장을 부추겨 한미일 군사협의체를 강화하고 지금의 방위체제를 군사체제로 바꿔 한반도의 전쟁을 계기로 제국주의를 꿈꾸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한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면서 세계를 재폐하려는 속셈과 방위산업체는 무기를 팔아 돈을 벌려는 저의가 있으며, 한반도의 전쟁엔 일본을 끌어들일 것이고, 우리는 이기더라도 청일전쟁과 러일전쟁의 뒤끝과 다를 것 없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가 떠안게 돼 있다.

그동안 북한의 도발을 용인하거나 무서워서 대화로 풀어가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아무리 미워도 언젠가는 통일해서 함께해야 할 민족이고 더 큰 전쟁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이다.

국민모두 혼탁한 정치에 놀아나지 않도록 정신 바짝 차리고, 새로운 정부는 역사에 무책임한 정부로 각인되지 않기 위해선 지난정부의 최대공적인 한반도평화유지만이라도 인정하고 계승해야지 흔적지우기와 비난만 할 것이 아니다. 대화와 외교적 노력 없이 강대 강으로는 남북관계를 풀어나갈 수 없으며, 강대국의 놀음으로 전쟁에 휘말리지 않기 위함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