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명이 사망한 이태원 참사로 국내 곳곳에서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광주와 전남에도 합동분향소가 설치돼 많은 시·도민의 추모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용어를 ‘이태원 사고 사망자’로 통일해 표기하도록 하는 정부 방침 때문에 논란이 일고 있다.

언뜻 보기에 비슷해 보이는 단어지만 내포된 뜻과 받아들여지는 느낌의 차이가 크다.

정부가 사용을 금지한 ‘희생자’는 사고나 자연재해로 목숨을 잃은 사람을 뜻한다. 반면 정부가 사용하도록 한 ‘사망자’는 죽은 사람이란 뜻으로 단순한 사전적 의미를 나타내는 사무적 단어에 불과하다.

또한 ‘참사’는 비극적이고 끔찍한 일이란 뜻이며, ‘사고’는 뜻밖에 일어난 불행한 일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사건의 책임이 명확한 경우나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했을 때에는 참사 또는 희생자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그러나 정부에서는 참사의 성격을 ‘단순 사고’로 규정하고 책임에 거리를 두기 위해 애쓰고 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도 정부의 이런 행태에 ‘사고 사망자’라는 표현에 축소나 책임 회피 의도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광주시는 이런 여론을 반영해 분향소 운영 사흘째인 이날 ‘사고 사망자’라는 용어 대신 ‘참사 희생자’를 쓰기로 했다.

‘추모가 먼저’라고 선언한 정부다. 그러나 이와 동떨어진 용어 사용을 하도록 하는 방침을 서둘러 세워야 했을지 의문이다. 유가족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