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전시와 공연 등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가 대면으로 전면 개방되면서 시민들은 진정한 축제의 계절을 만끽하고 있다. 충장로 거리나 작은 소공연장만 가도 느껴지는 사람들 사이 활기와 생기 넘치는 풍경은 얼마나 많은 이들이 손꼽아 해방을 기다려왔는지 실감케 해준다.

이러한 가운데 하반기 또 하나의 반가운 행사인 ‘광주여성영화제’가 13회째로 돌아온다. 올해는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거리두기 없이 정상 개최된다고 하니 더 많은 관객들과 함께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광주여성영화제는 영화를 통해 지역 내 성평등 문화 확산과 여성문화예술 발전 등을 도모하고자 지난 2010년 1회를 시작으로 매해 시민들을 만나왔다. 10여 년이 지난 현재 여성 영화산업과 문화예술계에는 성평등 문화가 얼마나 정착되고 발전했을까. 최근 공론화된 사건을 생각해보면 현실이 씁쓸하기만 하다.

이번 영화제의 캐치프레이즈는 ‘이기는 목소리’다. 이는 지난 6월 광주 연극계에서 터져 나온 미투 사건의 피해 생존자를 주목하고, 소수자들의 작은 목소리와 연대해 이기는 함성이 되길 바라며 선정된 문구다. 소외된 이들의 편에서 힘을 합쳐 세상의 편견과 불의를 이겨내기를 바라는 소망과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준비된 55편의 영화와 다양한 프로그램들 역시 이를 반영해 마련됐다. 광주 연극계 내 성폭력 사건에 중점을 두고 미투운동 이후를 조망하고자 기획된 토크 등이 눈에 띈다.

공감과 연대를 선포하며 개막을 앞둔 ‘13회 광주여성영화제’를 응원하며 용기 있는 소수자들의 외침이 끝내 이기는 목소리가 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