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아시아 문인들이 한자리에 모인 ‘제4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이 광주 작가 선언문 발표를 끝으로 3일간의 행사를 마무리했다. ‘아시아의 잃어버린 얼굴을 찾아서’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축제에서는 마주보기·새로보기·함께보기 세션을 통해 오늘날의 위기, 이를 타개하기 위한 실천을 돌아봤다. 이와 함께 미얀마 군부 쿠테타로 목숨을 잃은 이들의 작품을 미얀마인의 목소리로 낭송해 깊은 울림을 전했다. 이외에도 이번 행사를 기념해 광주·전남 시인 시선집을 처음으로 출간, 지역 문인들의 작품이 조명받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호평받았다. 행사 기간 출간된 시선집 ‘물을 가지고 놀았다’에는 59명의 118편을 한글·영문으로 함께 수록됐다. 이번 축제에 투입된 비용이 1회와 비교해 3분의 1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가성비 좋은 행사를 펼쳤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여전히 광주시민을 아우르는 행사인가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문인들 만을 위한 행사라는 시각이 여전히 존재한다.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이 열리는 기간 문화전당에서는 다양한 행사가 펼쳐졌기 때문이다. 환경을 주제로한 ‘ACC시티런’이 아시아문화광장에서 열려 10여 개 부스에서 시민교육과 체험이 진행됐고, 이후 시민들이 전당 일대를 달리며 쓰레기를 주웠다. 문화정보원 라이브러리파크에서는 북라운지 선큰 계단에서 북 앤 뮤직 ‘하루키와 클래식’이 리허설부터 본 무대까지, 그 안쪽 강의실에서는 ACC콘텍스트 ‘좀비 주의’ 연계 원탁회의가 각각 진행됐다.

물론, 여러 행사가 동시에 열릴 수는 있다. 하지만 모두 다른 행사가 각자 열리는 분위기여서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의 주목성이 떨어졌다. 시티런과 공연, 원탁회의에 참여한 시민들, 혹은 전시를 보러 전당을 방문한 관람객들의 발길을 아시아문학페스티벌로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제2회 아시아문학페스티벌 아시아문학상 수상작인 베트남 출신 바오 닌의 ‘전쟁의 슬픔’이 공연 콘텐츠로 발전한 것처럼, 아시아문학페스티벌이 문화전당이 실행하고자 하는 핵심 콘텐츠의 원천 소스 격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아쉬움을 남겼다. 페스티벌을 거쳐 간 문인들의 작품이 향후 전세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는 콘텐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지 않는다는 법은 없으니까. 다양한 세대의 사람들이 아시아문학페스티벌에 주목할 수 있도록 문화전당 행사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