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과 함께 여러 권의 작품집을 펴내 뜻깊습니다.”

문인 부자가 6권의 작품집을 한꺼번에 펴내 눈길을 끈다. 계간 ‘시와사람’을 이끌고 있는 강경호 시인과 그의 아들이자 편집장인 강나루 시인이 주인공이다.

평론과 시로 등단한 바 있는 강경호 시인은 서양화를 전공해 미술에 조예가 깊은 만큼 이번에 평론집 ‘미술의 상상력을 통한 시적 발화’와 문학비평집 ‘서정의 양식과 흔들리는 풍경’ 등 2권을 출간했다.

그가 펴낸 ‘미술의 상상력을 통한 상상력’은 미술가들의 작품 속에 나타난 상상력을 통해 시가 어떻게 발화하는지를 연구한 평론집으로, 문학과 미술이라는 예술 장르가 어떻게 소통하고 그것이 어떻게 작품에서 펼쳐지는지를 조망했다. 이와 함께 지역 문인들의 시·소설을 비평한 작품집 ‘서정의 양식과 흔들리는 풍경’은 시의 서정 양식에 대한 연구와 소설 작품 속에 드러난 ‘고향’을 주제로 한 서사의 구조를 들여다보는 것은 물론, 이를 통해 지역문학의 정체성을 탐구했다.

지난 2020년 한해에 동시와 수필, 시로 등단을 한꺼번에 이룬 강나루 시인은 강경호 시인의 시 세계를 조명한 연구집 ‘휴머니즘과 자연의 수사학’, 시집 ‘감자가 눈을 뜰 때’, 에세이집 ‘낮은 대문이 내게 건네는 말’, 동시집 ‘백화점에 여우가 나타났어요’ 등 4권을 펴냈다.

‘휴머니즘과 자연의 수사학’은 강경호 시인의 시적 세계를 휴머니즘 구현으로 인식해 작품세계를 규명한 것으로, 그의 석사학위 논문을 보완했다.

강경호·나루 부자가 펴낸 작품집 6권

나머지 3권은 등단한 작품이다. 광주문화재단으로부터 기금을 받아 발간한 시집 ‘갑자가 눈을 뜰 때’의 경우 체험에서 비롯되는 이미지의 사유, 즉 삶과 자연의 형상들을 통해 포착해내는 크고 작은 발견이나 깨달음을 형상화했다. 또 열일곱번째 시와사람 아동문학선으로 나온 동시집 ‘백화점에 여우가 나타났어요’는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 모든 생명체가 사람과 공존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수필집 ‘낮은 대문이 내게 건네는 말’은 신변잡기보다는 우리 사회의 모순과 부조리를 담담한 필체로 인간의 실존에 관한 근원적 문제를 다뤘다.

강경호 시인은 “미술과 문학처럼 예술 장르의 경계를 허물고 만능이 되기 위해 앞으로도 지금처럼 다양한 노력을 하겠다”고, 강나루 시인은 “문학과 인접 예술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오늘날, 다양한 글쓰기를 시도할 것”이라고 각각 말했다.

부자의 출판기념회는 20일 오후 4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 위치한 델리하우스에서 열린다.

한편 강경호 시인은 1992년 ‘문학세계’에 평론으로 등단하면서 문단에 발을 들였고, 이후 1997년 ‘현대시학’에 시가 당선되며 시인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27년째 지역을 거점으로 문예지 ‘시와사람’을 발행하면서 지역 문학의 활성화에 이바지해왔다.

강나루 시인은 2020년 ‘아동문학세상, ‘에세이스트’, ‘시와사람’을 통해 동시와 수필, 시로 각각 등단, 현재 계간 ‘시와사람’의 편집장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