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화재 사고 하나로 온 나라가 멈춰 섰다.

지난 15일 오후 성남 판교에 위치한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의 다양한 서비스가 일제히 중단됐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비롯해 카카오T, 카카오맵, 카카오페이, 다음 뉴스와 이메일 등 카카오가 서비스하는 생활과 밀접한 서비스들이 모두 먹통이 됐다.

데이터센터 한곳에서 발생한 사고인데, 재난에 가까운 서비스 장애가 하루가 넘게 이어지면서 많은 이들의 불편과 불만이 폭주했다.

특히 지인들 중에서는 카카오톡 선물하기로 받은 음식점 상품권을 사용하지 못했다던가 카카오 바이크를 반납해야 하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에 처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일반 이용자들도 애가 탔지만 카카오톡, 카카오T 등의 서비스와 생계가 연계된 자영업자들의 속마음은 더 타 들어 갈 수밖에 없었다.

불편을 제대로 겪은 이용자들은 ‘올인원’ 서비스의 부작용을 몸소 체감했다.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들을 하나의 계정으로 편하게 이용했던 사용자와 자영업자들은 대체재가 필요하다는 것에 눈을 떴다. 나아가 카카오톡, 카카오T 말고도 이용할 수 있는 비슷한 다른 서비스들도 많은데 왜 그동안 하나의 서비스에 ‘올인’ 했었는지 새삼 깨달았다. ‘누구나 사용한다는 보편성 때문에 당장의 편리함을 택한 건 아닌지’ 하는 반성과도 같은 생각 말이다.

카카오톡은 과거에도 서비스 장애로 이용자 불편을 초래한 전례가 여러 차례 있었다. 그러나 원활한 서비스 이용을 위한 정상화 조치에 대한 방안을 마련하지 못해 이 사태까지 이르게 됐다. 카카오는 이번 ‘블랙아웃’ 사태로 ‘국민 서비스’로서의 책임감을 느끼고 어떤 상황에서도 버틸 수 있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비상 대응 체계를 점검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