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부의 유류세 인하에도 불구하고 일선 주유소들의 기름값이 별반 내리지 않으면서 운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고 한다.

정부가 지난 1일부터 유류세 인하폭을 30%에서 37%로 확대하면서 ℓ당 휘발유는 57원, 경유는 38원, LPG부탄은 12원의 유류세 인하를 실시했지만 실제 소비자가격에 반영된 인하 효과는 기대치를 밑돌았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광주와 전남의 ℓ당 휘발유 가격은 2111.19원, 2126.15원으로 전날보다 각각 12.09원, 13.65원 내렸다. 광주와 전남 경유 가격도 전날 대비 각각 6.04원, 6.99원 하락한 ℓ당 2144.36원, 2155.97원으로 집계됐다.

유류세 인하 폭 확대에 따라 날마다 최고가 기록을 새로 쓰던 휘발유·경유 가격 상승세는 일단 꺾인 셈이다. 하지만 이는 불과 1주일 전인 6월 26일 휘발윳값(2102.07원·2121.84원)과 경윳값(2123.69원·2140.67원)보다는 높은 가격이다.

유류세 인하 효과가 온전히 나타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얘기다. 석유제품은 정유공장에서 나와 주유소로 유통되기까지 통상 2주가 걸리며, 유류세는 정유공장에서 반출되는 순간 붙는다. 이로 인해 유류세 인하분이 판매가격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유사가 직접 통제하고 운영하는 직영주유소는 유류세 인하 정책에 협조하는 차원에서 인하분을 바로 반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불만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과거 국제유가 인상에 곧바로 소비자 가격 인상을 반영하던 주유소들이 국제유가 인하에는 시차를 둬온 관행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름값 고공행진으로 운전자들의 불만이 거세다. 특히 휘발유 가격 보다 경유 가격이 비싼 주유소가 허다하다 보니 경유차 운전자들의 불만은 더욱 크다.

고유가 분위기를 악용해 담합이나 가짜석유 유통 등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국은 유류세 인하가 주유소들의 뒷주머니만 배부르게 만들지 않도록 단속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