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는 KIA타이거즈가 우울한 6월을 보냈다.

KIA는 6월 마지막 경기인 고척 키움전에서 4-5로 패배, 6월 일정을 10승 1무 13패(승률 0.417)로 마쳤다.

이는 한 달 전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KIA는 5월 18승 8패(승률 0.692)를 기록, KBO리그 판도를 흔들었다. 올 시즌 최다 연승인 6연승을 기록했고, 두 차례의 4연승도 있었다. 1799일 만에 사직 롯데전 스윕승, 5072일 만에 대구원정 스윕승 등 3연전을 세 차례 싹쓸이했다.

그러나 6월 들어 ‘호랑이 기운’이 거짓말같이 사라졌다.

5월 31일~6월 2일 두산 잠실 3연전에서 스윕승으로 리그 단독 3위에 오른 뒤 위닝시리즈를 챙기지 못했다. 이후 6월을 끝날 때까지 위닝시리즈를 기록한 횟수는 두 차례(21~23일 광주 롯데전· 24~26일 잠실 두산전)가 전부다.

당초 목표 달성에도 실패했다.

김종국 감독은 6월을 앞두고 “최소 5할, 잘 되면 5할에서 2승을 더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그러나 KIA는 6월을 5할 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적으로 마쳤다.

이처럼 KIA의 기세가 약해진 것은 장점이던 방망이가 식었기 때문이다.

KIA가 뜨거운 5월을 보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타격에 있었다. 패하더라도 점수를 내지 못한 경기가 없을 정도로 KIA의 타선은 뜨거웠다.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경기는 6차례나 됐다.

팀타율 역시 0.284로 10개 구단 중 리그 1위였다. ‘야구의 꽃’ 홈런(30), 득점(164), 타점(151), 볼넷(110) 역시 최고였다.

그러나 뜨거웠던 타격감은 6월 들어 빠르게 식었다. 체력이 저하되는 여름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타격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진 것이다. 주축들 의존도가 높은 탓에 피곤한 모습이 역력했다.

실제로 6월 팀타율은 0.252로 리그 9위에 그쳤다. 안타 207개(8위), 득점 105(7위), 타점 103(6위) 등 각종 지표가 하위권에서 맴돈다. 가장 중요한 득점권 타율은 0.237(8위)밖에 되지 않는다.

어렵게 얻은 귀한 찬스를 허무하게 날려버린 병살타는 15개에 달한다. 그나마 홈런 21개(2위)·볼넷 97개(2위)를 기록한 것이 유일한 위안거리다.

주요 선수들도 부진했다.

류지혁(타율 0.169)을 포함해 황대인(0.205), 최형우(0.218), 김선빈(0.242) 나성범(0.247) 등이 제 몫을 해주지 못했다. 5월 KBO MVP 소크라테스(0.344)와 박찬호(0.277) 등의 분전이 유일한 소득이었다.

마운드는 상황이 더욱 나빠졌다.

KIA 마운드는 5월 4.11 평균자책점(4위)을 기록, 준수한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토종 투수진이 외국인 투수 션 놀린과 로니 윌리엄스가 부상으로 1군을 이탈했던 공백을 잘 메워줬다.

그러나 이는 오래가지 않았다.

당차게 5선발 자리를 꿰찬 한승혁의 구위가 점점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의리는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노출, 지난 시즌 신인왕의 위용이 사라졌다. 에이스 양현종만 홀로 빛났다.

더욱이 선발이 6이닝을 던지지 못하고 도중에 내려오는 횟수가 잦아지게 되자 불펜진까지 과부하가 걸렸다. 장현식, 정해영 등 필승조도 지치기 시작했고 구속과 구위가 떨어졌다.

이에 KIA의 6월 평균자책점은 5.03으로 리그 꼴찌에 그쳤다.

특히 제구의 가늠 척도가 되는 피볼넷 역시 101개로, 10개 구단 중 가장 많았다. 피안타는 219개(3위), 피홈런은 21개(공동 2위)였다. 반면 탈삼진은 165개(6위)밖에 되지 않았다.

문제는 7월이 되어도 뚜렷한 반등의 계기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진했던 로니를 퇴출하고 새 외국인 투수 토마스 파노니를 영입했으나 당장 에이스급의 활약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놀린은 아직도 재활 중이며 후반기가 되어야 실전 투구가 가능하다. 여기에 2일 인천 SSG전에서 소크라테스가 경기 도중 부상, 복귀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6월 힘겨운 시간을 보낸 호랑이 군단이 7월을 어떻게 보낼 것일지 팬들이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