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내대표 간 채널이 재가동됐다는 소식이다.

3일 국민의힘 권성동·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서울 모처에서 비공개로 회동을 하고 후반기 원구성 협상을 재개한다는 사실이 양당 원내 관계자로부터 확인되었다.

여의도는 국회 공전 장기화에 따른 정국 경색 상황에 극적 돌파구에 대한 기대감이 급속히 확산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측에 4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단독으로 국회의장 선출을 할 수 있다고 최후통첩을 해논 상태이고, 국민의힘은 결사 저지에 나선다는 입장이어서 정국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여야 원내지도부는 이날 ‘벼랑 끝 협상’을 통해 담판을 시도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여야가 이번 회동을 통해 원 구성 합의에 이른다면 1개월 이상 공전해온 21대 후반기 국회가 가까스로 정상화의 길로 들어서게 되는 것이고, 반대로 끝내 절충점을 찾지 못할 경우 정국이 급격히 냉각될 건 불보듯 뻔하다.

여야 원내대표가 얼굴을 마주한 건 지난 5월 29일이 마지막이었다. 이번 만남은 그날로부터 35일 만으로 국회 공백이 시작된 시점(5월30일)으로부터는 34일 만이다.

최근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에 내줄 수 있다고 밝히면서 여야의 간극은 다소 좁혀지는 분위기이다. 민주당 박 원내대표는 나아가 체계·자구 심사권 조정은 차기 국회에서 시행할 수도 있다며 “국민의힘이 어떤 입장을 갖고 오는지에 따라 달라지지 않겠느냐”며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부도 처리하려던 어음을 겨우 갚는 것”이라며 법사위 체계·자구심사권 삭제, 사개특위 정상화, 검수완박 소 취하 등 민주당의 요구 조건들에 대해 수용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야 원내대표가 마주 앉는다고 해도 실질적으로 합의에 이른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서는 이날까지 10일이라는 넉넉한 시한을 할애했고, 한 차례 본회의를 연기하고 권 원내대표의 귀국까지 기다려줬다는 분위기 속에서 이날 여야 원내대표 회동이 불발에 그칠 경우 민주당은 의장 단독 선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 역시 원내지도부가 의원들을 대상으로 4일 국회 경내 비상대기령을 내린 상태이고 보면 결코 상황은 결코 녹록지 않다.

다만 극적으로 여야가 합의를 이룰 가능성 역시 적지 않은 것은 무엇보다 민생·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의회를 장기간 공백 상태로 두는 것은 여야 모두에게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여당으로서 새로 출범한 윤석열 정부의 새출발에 걸림돌이 돼선 안 된다는 절대명제가 존재하고, 민주당의 경우는 ‘다수당의 횡포’나 ‘의회 독재’ 등의 프레임에 놓이는 곤혹스러운 처지를상정해 보지 않으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당내 일각에서는 사개특위 문제를 놓고, 헌재 결정이 나오는 이달 말까지 상황을 보고 재논의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일단 민감한 사안은 피해서 가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여야를 막론하고 그만큼 이번 합의가 절실한 것만은 사실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