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광주 극단 연출가와 대표 등이 여성배우 2명을 상습적으로 성폭행한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고 한다. 광주 연극계에 ‘미투’가 터진 것이다.

광주연극계 성폭력사건 해결대책위원회(대책위) 등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극단 대표이자 연출 A씨, 극단 대표의 배우자 B씨, 연극인 C씨 등을 강제추행, 유사강간, 강간치상 등에 대한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책위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이들 광주 연극계 가해자들로부터 상습적으로 성폭행이 이뤄졌다. 이들은 연극계에 막 발을 들인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좋은 배역을 줄 수 있다’며 추행하거나 강간했다. 피해자들은 10년이 더 지났지만 극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대책위는 고소 의사를 밝힌 피해자들은 2명이지만 실제 피해자들은 더 많은 것으로 추정하면서 고소장 접수 이후에라도 피해자들이 추가로 나타나면 추가 고소를 진행할 뜻을 밝혔다.

해당 사건은 지난 2018년 2월께 불거졌지만 피해자들이 2차 피해 등을 견디지 못하고 연극계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미투의 진실 여부는 수사기관의 조사로 명확히 밝혀지겠지만, 지금까지 제기된 사실만을 놓고 보더라도 문화예술계에서 구조적으로 내재된 권력형 성범죄라 할 것이다.

대책위는 △광주시의 광주 문화예술계 내 성폭력 전수조사 △광주연극협회의 징계·재발방지책 마련 △광주연극계 성폭력사건 공론화에 대한 예술계·시민사회의 지지와 연대 등을 촉구했다.

문화수도를 표방하는 광주의 문화예술계에 아직도 권력형 성범죄 문화가 존재한다니, 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문화판에 노정된 성범죄를 척결하지 않으면 문화수도로서 더 이상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이번 광주 연극계에 터진 미투를 자정과 재발방지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광주시는 이번 기회에 광주 문화예술계에 잠재하고 있는 성범죄를 뿌리 뽑을 수 있도록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