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최형우

KIA 류지혁

4년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는 KIA타이거즈의 방망이가 심상치 않다. 분명 기록은 최상위권이지만 최근 눈에 띄는 부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KBO리그 정규시즌 반환점을 돈 가운데 KIA의 타율은 0.268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수치상으로 최고의 공격력이다. ‘야구의 꽃’인 홈런 역시 60개로 가장 으뜸이며 타점도 347점으로 가장 많다. 더욱이 좋은 선구안으로 286개(리그 최다)의 볼넷을 얻어냈다.

그 결과 출루율(0.351)과 장타율(0.405) 등 각종 타격지표에서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이는 찬란한 5월에 가려진 어두운 그림자다.

KIA는 5월 팀타율 0.284를 기록, 10개 구단 중 가장 뜨거운 팀이었다. 홈런(30), 득점(164), 타점(151), 볼넷(110) 역시 최정상이다. 출루율(0.371), 장타율(0.447), OPS(0.818) 등도 KIA를 넘어서는 구단이 없었다.

하지만 6월 들어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면서 타격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진 것.

6월 22경기를 치른 현재 KIA의 팀타율은 0.257(리그 8위)을 기록했다.

안타(194·8위), 득점(101·7위), 타점(100·5위), 출루율(0.337·4위), 장타율(0.396·3위) 등 각종 지표도 내림세다. 더욱이 가장 중요한 득점권 타율은 0.258(리그 7위) 수준이고, 병살타는 14개에 달한다.

이는 타점을 만들어줘야 할 주축선수들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저조한 이는 톱 타자로 이름을 올렸던 류지혁이다. 팀 공격의 물꼬를 터야 하는 리드오프의 역할을 해내야 하지만 6월 들어 타율 0.177 (62타수 11안타) 등으로 부진하다.

이에 김종국 감독이 타순을 재조정,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9번으로 타순을 내렸으나 뚜렷한 반등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어느새 시즌 타율도 2할대(0.283)에 그치고 있다.

4월(62타수 21안타·타율 0.339)과 5월(74타수 24안타·타율 0.324) 등 2달 연속 3할 이상의 타율을 때려내며 맹활약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격세지감’이다.

타점왕 레이스를 펼쳤던 황대인 역시 주춤하다.

그는 지난달 31개의 타점을 올리며 5월 타점왕(타율 0.312)에 등극, 잠재력을 터트리는 듯했다. 이에 팬들로부터 2009년 김상현 이후 13년 만에 타이거즈에서 타점왕 수상자가 나올 것으로 많은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6월 현재 9타점에 타율은 0.203(79타수 16안타)에 그치고 있다. 더욱이 급격한 체력 저하로 황당한 수비 실책까지 범하는 등 출전까지 줄고 있다.

베테랑 최형우도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팀 내에 해결사 역할을 맡고 있지만 6월 성적이 형편없다. 타율 75타수 17안타 타율 0.227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5개의 홈런을 때린 점이 위안거리지만 팬들의 기대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결국 주축 선수들의 부진은 선수단 전체로 퍼졌다.

‘150억 사나이’ 나성범도 6월에는 84타수 21안타 2홈런 타율 0.250 등으로 이름값을 하지 못하고 있다. 정확한 콘택트가 장점인 김선빈도 85타수 22안타 1홈런 타율 0.259 등으로 낙제점에 가깝다.

그나마 5월 KBO MVP 소크라테스(87타수 32안타 타율 0.368)와 박찬호(85타수 24안타 타율 0.282) 등이 분전하고 있으나 팀 공격력을 모두 떠안기에는 역부족이다.

KIA는 선수층이 두꺼운 편이 아니어서 주축 타자들이 경기를 책임져줘야 한다. 더욱이 외국인 원투펀치의 실종으로 마운드의 힘이 떨어진 상황에서 KIA가 기댈 수 있는 곳은 타선밖에 없다.

지금처럼 방망이가 헛돌기만 한다면 KIA의 4위 수성은 더욱 힘들어진다. 앞으로 KIA의 전반기 성패를 움켜쥘 타선의 부활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