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지난 주말 오후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전시를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한 낮 무더위에 전시장으로 향하면서 마스크가 땀으로 젖었던 것과 달리 선선한 기운이 감돌았다. 걸어서 비엔날레전시관 앞을 지날 때 그 앞 광장을 가득 채운 인파들과 마주했다. 가던 길을 멈추고 사람들이 왜 몰려있는지 주위를 둘러봤다. ‘미디어파사드 지역작가 작품전&비엔날레 아트클래스’가 열리고 있었다.

편한 복장으로 벤치에 앉아 광장에 울려퍼지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 돗자리를 펴고 각종 음료와 주전부리를 즐기며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한없이 한가로워 보였다. 여러 사람들이 같은 모양의 돗자리를 깔고 있는 것으로 보아 행사가 진행되는 한 켠에서 돗자리를 빌려주는 모양이었다.

무대에서는 바리톤 최교성씨가 방금 노래를 마치고 내려왔다. 메조소프라노 조향연씨의 ‘목포행 완행열차’, 테너 박현씨의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소리꾼 심세희씨의 ‘배 띄워라’가 무대를 채울 때에는 관객들이 손을 흘들며 떼창을 부르기도 했다.

길가를 따라서는 아트클래스가 펼쳐졌다. 어린이들이 일렬로 앉아 레터링 와펜 스트랩 제작 및 슬라임 메이커 등 다채로운 체험에 참여했다.

공연이 끝나갈수록 사방에 어둠이 깔렸다. 그러자 마지막 코너로 미디어파사드가 펼쳐졌다. 비엔날레 외벽이 스크린으로 변해 지역 예술인들의 강렬한 시각이미지들로 채워지자 사람들은 그 웅장함에 탄성을 쏟아냈다.

예술이 몸과 마음의 안식을 찾아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우리는 코로나19 확산을 통해 경험했다. 이같은 경험이 지속적으로 이뤄져 예술과 일상의 간극을 좁혀나가야 하지 않을까. 한여름 밤의 미디어파사드 비엔날레 문화콘서트는 전시공간, 공연장이 아닌 일상에서 예술을 만날 수 있었다. 예술이 일상과 동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 삶과 예술이 맞닿아 있음을 깨닫게 해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