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하락폭이 4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폭등하는 물가와 세계 곡물 가격 상승에도 유독 쌀값만 지속해서 떨어지면서 쌀 산업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이후부터 시작된 2021년 산지 쌀값 하락이 멈출 줄 모르면서 지난 15일 현재 산지 쌀값이 80kg당 18만 2천136원으로 전년 수확기 평균(21만 4천138원)보다 무려 14.9% 떨어졌다.

그동안 정부가 2차례에 걸쳐 2021년산 쌀 27만t을 시장 격리했지만, 쌀값 하락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남아 있는 쌀 재고량은 올해 햅쌀 가격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지난 4월 말 기준 전국 쌀 재고량은 전년 대비 157%가 증가한 96만t에 달한다. 월별 쌀 판매량을 고려하더라도 올해 수확기 전까지 재고가 남아 있을 가능성이 커 올해산 햅쌀 가격에도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전남도가 지난 23일 도청에서 개최한 쌀 분야 전문가 간담회에서도 이 같은 걱정·우려와 함께 추가 시장격리 등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문병완 보성농협 조합장은 간담회에서 “지난해 농협이 전체 쌀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매입해 여전히 재고가 남은 만큼 단기 대책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현 상태가 지속된다면 올해 농협의 햅쌀 수매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3차 시장격리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높다. 여기에 남아도는 공급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논 타작물 재배사업의 부활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매년 쌀값 하락과 시장격리 조치가 반복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고령화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쌀 전업농의 입지가 갈수록 줄고 있다. 쌀 농사를 포기하는 농민도 해마다 늘어나면서 식량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국내 쌀값이 떨어지고 있다지만 세계적으로는 식량부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식량 안보 차원에서 쌀값 안정과 쌀 산업 육성을 위한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