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남시론] 지난 6월초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의 외무상으로 대미협상 전문가 최선희를 전격 발탁했다. 그동안 북·중관계 악화 조짐과 강경일변도의 대미대응이 한계에 달한점을 우려하여 풍부한 대미협상 경험을 가진 최선희를 발탁했을 가능성이 크다. 최선희는 2018년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수석대표로 실무협상에 임했으며 김정은에게 ‘직보’가 가능할 정도로 신임을 받는 인물이다. 동시에 대남라인 책임자로 리선권 통일전선부장을 임명한 것을 보면 당분간 남북관계 경색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한반도 주변정세를 보면 반미라는 기치로 뭉쳐 혈맹관계를 맺어오던 북한과 중국의 파국 현상이 심각하다. 북한은 금년들어 18차례에 이르는 미사일 발사를 감행했다. 미사일 발사는 많은 자금이 소요되는데 미국 관영 VOA에서는 이 예산의 출처로 중국의 조업권 대금을 언급했다. 2018년의 경우 북한이 중국에 판 조업권이 1억달러가 넘는다고 한다. 최근에는 북한이 동해조업권까지 중국에 판매하며 수천만달러의 통치자금을 챙긴 것 같다. 서해 조업권의 경우 북한의 군부가 중국측과 암암리에 거래하는 형태로 시작됐다가 점차 중앙정부에서 직접 관리하는 형태로 자리 잡았다.

조업권이 없는 중국어민들에게는 20만달러 상당의 뇌물을 받고 조업행위를 묵인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 조업허가권 판매행위가 이번 서해상 충돌의 원인이 되었다. 데일리 NK에 따르면 지난 11일 조선 경비정이 조선바다에서 불법으로 조업하던 중국어선을 향해 총알세례를 퍼부었고 이로인해 중국인 어부 3명이 사망했다. 이에 중국해군이 출동하여 북한 해군과 교전을 벌여 고사총등이 대파되었고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향후 북한에게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설상가상, 북한 또한 이번사태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며 이번 사태가 점점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의 싱크탱크 윌슨센터 보고서에서 중국과 북한의 독특한 관계는 북한은 대외무역의 80%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에 상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지만 중국과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믿을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불신은 1930년대 조선인 공산당원들이 일본의 밀정이라는 의심을 받고 중국 공산당에 의해 숙청당한 ‘민생단 사건’과도 연관 되었으며 중국의 핵우산 정책은 북한의 주체사상과 충돌하기 때문이다.

데일리 NK에 따르면 최근 북한의 신의주와 회령등 북중지역 소재 기업들을 상대로 ‘북중관계의 파국을 준비하라’ 내용의 군중강연을 진행했다고 한다. 1000여명이 넘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 강연은 통상 당 선전부에서 하달하는 만큼 다른지역에서도 유사한 강연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된다. 북한은 어려워진 경제사정이 모두 중국의 배신탓 이라며 중국이 레드라인을 넘고 있다고 비난했다.

북한이 중국에게 취할수 있는 맛불작전중 가장 강력한 것은 트럼프때와 같이 미국과 밀월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중국의 환구시보는 북한이 미국과 친해지면 중국은 미국과 직접 부딪히게 되므로 북한이라는 완충지대가 동북아 정세가 중국에게 위협이 된다고 전망했다. 한편, 과거 북한 외무성 관계자의 발언을 보면 향후 북미관계의 밀착 가능성이 클것이다. 2007년 북한 김계관 외무상의 방미 당시 그는 “북한은 중국이 아닌 미국편에 설수도 있다”라는 발언을 했다. 이어서 2009년 미국을 방문한 리근 외무성 북미국장은 ‘북한은 중국에 종속되는걸 원치 않으며, 미국과의 전략적 관계를 수립할 의향도 있다’고 밝혀 이번 서해상의 충돌사건의 행방을 알수 없게 만들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최근 북한에 ICBM발사와 핵실험 추진을 중단해 달라고 수차례 요청했다. 이런상황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할 경우 중국은 대북원유공급 감축등 국제사회의 제재요구를 받아들일 것이다. 필자의 견해로 북한은 당장 7차 핵실험을 재개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핵실험 협박은 북한이 미국과 중국사이에서 등거리외교를 통해 그들의 협상력을 높이려는 고도의 벼랑끝 전슬이기 때문이다.

북한 외무성으로 새롭게 미국 전문가 최선희가 발탁되자 며칠전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관계 개선을 동시에 설계하겠다고 밝히며 북한의 리선권과 언제 어디서든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북·중관계가 불투명해지며 한반도의 정세가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당분간 북한은 미국과 중국을 오가며 탐색전으로 시간을 벌며 그들의 이익을 극대화 하려고 할 것이다. 향후 우리의 노력에 따라 다시 한번 남·북·미 정상회담 개최등으로 한반도 통일 분위기가 올 수 있다. 이런 기회를 잘 활용하여 8000만 겨레에게 통일이라는 큰 선물을 선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