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주말에 뭘 할까. 어디로 가지. 좋은 체험 프로그램 없나.

가족과 함께 즐겁고 보람찬 주말을 보내기 위한 고민 속 이면에는 대부분 도심을 벗어난 시외를 염두에 둔다.

그만큼 도심 거주 주민들이 가까운 거리에서 문화·예술 향유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인프라나 프로그램이 적었다는 방증이고, 이에 익숙해진 주민들에겐 어쩌면 당연한 현상일지 모른다.

하지만 국제정세에 따른 유가 및 생활물가 상승 등으로 가계 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 근교 나들이 또한 쉬운 결정은 아닐 것이다.

‘가뭄 속 단비’라고 해야 하나. 이제 광주 북구에 거주하는 주민이라면 주말 도심을 벗어나야하는 부담과 수고는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18일 주말 저녁, 북구 용봉동에 위치한 비엔날레 전시관 광장이 모처럼 주민들로 북적였다. 광주 북구청에서 준비한 ‘미디어파사드 지역작가 작품전’이 열린 것이다. 필자도 선선한 저녁 공기를 느끼며 운동 삼아 걸어서 아이들을 데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군중에 합류했다.

비엔날레 전시관 외벽이 형형색색의 섬세한 아름다움을 표현한 영상으로 장관을 이뤘고, 이를 관람하기 위해 방문한 수많은 주민들은 그동안 코로나19로 힘들었던 서로의 마음을 따뜻한 시선과 행복한 표정으로 위로해주고 있었다.

‘미디어파사드’ 공연과 더불어 문화예술 체험행사인 ‘비엔날레 아트클래스’과 ‘버스킹’ 공연도 곁들여져, 초 여름밤 낭만과 재미를 더했으며, 고품격 공연을 비용지출 없이 알차게 즐기고 왔다.

‘미디어파사드 지역작가 작품전’은 다음달 23일까지 매주 토요일 열린다고 하니 주말이 고민스러운 나들이족에게 강력 추천한다.

지인의 소개를 통해 알게 된 양산동에 위치한 ‘북구문화센터’ 역시, 아이들과 추억 쌓기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4월, 북구문화센터 특별기획전 ‘하모니 오브 라이트’(HARMONY OF LIGHT) 공연을 관람했다. 공연장은 빛의 향연 그 자체였고, 관람객인 우리 또한 빛이 되는 기분이었다.

5월 말에는 ‘아프리카 리듬과 열정을 AnyaFo!’ 공연을 체험했다.

서아프리카의 전통 리듬과 역동적 움직임으로 관객과 하나되는, 대지를 깨우는 원초적 울림을 느끼고 왔으며, 오는 6월 말에는 북구문화센터 콘서트 인 북구 시즌2 잠비나이 ‘樂 : 풍류지광’ 공연이 열린다고 한다.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아이들과 관람할 계획이다.

물론 공연이 없을 때는 도서관, 오픈 갤러리 등 쾌적한 북구문화센터 시설 그 자체를 즐기는 것도 유익한 시간보내기다.

최근 개관한 북구 중흥도서관도 종종 들리는 우리가족 생활 활력소다. 인근에 거주하는 녹색어머니회 회원과 지난 3월말 개관당일 시설을 둘러 보기위해 방문했다가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북카페, 종합자료실, 보존서고, 지혜나눔터, 늘배움터 등 다양한 활용도의 학습에 관련된 모든 시설을 갖춘 그야말로 ‘도서관 백화점’이었다.

이처럼 공공도서관, 체육관, 문화센터 등 북구청에서 추진하는 대규모 생활문화 인프라가 권역별로 6곳 이상이 더 생긴다고 한다. 집에서 가까운 곳에 위치한 쾌적한 대규모 시설에서 다양한 취미생활을 누릴 수 있게 돼, 북구 주민으로써 더 할 나위 없이 기쁘다.

장소에 따라, 걸어서 또는 자동차로 10분 내지 5분 거리에서 만나는 생활 활력소가 우리 가족의 삶을 더욱 윤택하고 풍요롭게 만들고 있다.

선선한 평일 저녁 또는 주말 나들이 장소를 고민하고 있다면 멀리 나갈 필요 없이 집 근처에서 무료로 또는 저렴한 관람료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북구의 생활문화 현장을 살펴보길 바란다.

그곳에서 삶의 품격을, 가족의 사랑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