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최근 국민의힘이 정치적 불모지인 광주·전남·전북을 찾아 ‘호남구애’에 나서고 있다.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에서 과거와는 다른 지지세를 얻으며 ‘서진정책’의 가능성을 엿본 데 따른 후속 조치로 보인다.

당내 최고위원인 전북 출신의 조수진 의원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당선인들을 만나 지역현안을 경청했다. 목포에 이어 순천, 광양지역 시장 당선인들과 만난데 이어 강진, 영광, 무안, 진도 등 전남과 임실, 순창, 무주 등 전북의 무소속 단체장 당선인과의 만남도 예고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민선8기 출범 후에는 무소속 단체장들과 일종의 당정 협의까지 추진해 적극적인 예산 지원도 약속했다.

무소속 당선인 지역이기는 하지만 정부 예산지원이 절실한 전남지역 전체로 봐서는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같은 만남과 소통은 더욱 권장하고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하지만 조 의원이 일부 언론과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전남 무소속 단체장들과 만나고 싶다고 했다’고 밝힌 부분은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다.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소속으로 당선됐지만, 현재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다. 조 의원의 전언은 마치 윤 대통령이 민주당 소속 단체장과 무소속 단체장을 편가르기를 하는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호남에서 지지세를 확대하고자 하는 정부·여당과 한 푼의 예산 지원이 아쉬운 지자체의 가려운 부분이 서로 맞다은 것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지역에서 갈라치기를 해서야 되겠는가.

이는 종국적으로 호남구애, 서진정책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특정 지역이 아닌 호남 전체, 타 지역에 비해 뒤처져 있는 광주·전남·전북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과 지역에서 하고자 하는 정책,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현안들을 풀어주길 바란다.

일회성 만남이 아닌 진정성을 갖고 지역 전체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 그것이 호남구애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