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어어어 저 차 저러면 안되는데요……!” 요즘 유튜브에서 인기있는 교통사고 분석 채널, ‘한문철TV’의 한 장면이다. 구독자 백만명이 넘어가는 이 채널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교통사고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지 보여준다.

사람들은 교통사고 영상을 보며 안타까워하기도 하고, 난폭·음주운전에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한다. 그럼에도 교통사고 이후의 피해자와 그 가족의 삶은 관심 밖의 영역이다.

경찰청 통계에 의하면, 작년 우리나라에서는 교통사고로 2,916명이 사망하고, 29만 1,608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교통사고로 인한 장애인은 현재 22만여 명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들이 우리 눈에 가시적으로 보이지 않는 이유는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지체장애가 많기 때문이다.

장애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도 크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교통사고 장애인의 71.8%가 사고 이후 직장을 잃는다. 보험금을 받더라도 대부분 대형병원을 전전하다 2년 4개월여 만에 소진해 버리고 만다. 이후 별다른 생계 수단이 없는 사람들은 순식간에 기초생활수급자로 전락해 버리고 만다.

남은 가족들의 상황도 좋지 않다. 교통사고로 장애인이 된 21.5%의 사람들은 배우자와 헤어지고 가정이 파탄나는 경우도 많다. 한 번의 교통사고가 많은 사람들의 삶을 황폐하게 만들고 있다.

정신적 피해 또한 심각하다. 교통사고로 장애인이 된 이후, 사회적 시선과 심리적 위축으로 52.3%가 사회적 모임에 참여하는 횟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장애인들은 소위 말하는 ‘홧병’이 생기기도 하며, 정신·정서적으로 병들어간다.

필자가 자동차사고 피해가족 지원업무를 하면서 느낀 것은 ‘사고는 한 순간, 피해는 한 평생’이라는 것이다. 육체에는 후유장애가 남고, 정신에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같은 정신적 장애가 남는다.

교통사고 피해자와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우리 공단에서는 ‘자동차사고 피해가족 지원’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자동차사고 중증장애인들이 재활할 수 있도록 매월 재활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생계가 어려운 유자녀에게 연 4회 장학금도 지원하고 있다. 경제적 지원 외에도 정서적 지원을 위해 전문상담사의 심리상담 서비스와 방문케어서비스봉사단도 큰 도움이 되고 있으며,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역사회에서도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어려운 장애인들의 사정을 알게 된 지역 화물사업자단체와 굿모닝하이넷, 을로운수 등 다양한 기업들이 십시일반으로 후원하며 따뜻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그럼에도 교통사고 장애인과 가족의 사회복귀는 여의치 않다. 우리 모두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이유이다. 22만여 명의 교통사고 장애인이 양지로 나올 수 있도록, 그리고 그 유가족이 우리의 사회구성원으로 건강하게 정착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보자.

먼저, ‘자동차사고 피해가족 지원 사업’ 예산의 확대이다. 동 업무를 추진하다 보면, 지원 규모와 범위의 확대 필요성을 피부로 느낀다. 5년 전과 비교했을 때 32% 이상의 사업예산이 감소하였고, 그에 따라 주거환경 개선과 정서적 지원 사업 등이 축소되었다. 교통사고 감소 등에 따라 수혜 가정 및 인원의 감소 등도 고려해야 하겠지만, 실질적인 지원이 가능하도록 관련 사업 예산을 확대해야 한다.

둘째, ‘우리의 관심과 지원’이 요청된다. 우선 이러한 지원제도가 있다는 것을 주변에 많이 알려주었으면 한다. 매년 홍보를 하고 있지만, 대부분 지인의 전언을 통해 신청받고 있다. 우리의 한 마디가 교통사고 피해가족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한정된 예산으로 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나름 한계를 느끼고 답답함을 멈출 수 없다. 공단에서는 ‘(사)교통사고피해자지원희망봉사단’과 연계하여 정서적 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특화된 기부 동참으로 일부나마 지원이 확대되었으면 한다.

교통사고 장애인은 교통사고 영상과 달리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나 분명히 우리 곁에 존재하고, 우리의 미래의 모습일 수도 있다. 교통사고 장애인과 그 가족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그리고 그 자녀들이 우리 사회구성원으로 건전하게 정착할 수 있도록 따뜻한 관심과 격려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