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시멘트 재고가 떨어져 지난 주말부터 아파트 건설현장에 레미콘을 납품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출근을 해도 무엇을 할 수 없는 상황에 답답합니다.”

취재 현장에서 만난 레미콘 업체 직원들은 속수무책으로 멈춰버린 공장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지난 7일부터 파업에 들어가면서 시멘트, 레미콘 등을 비롯해 산업계 피해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광주전남레미콘공업협동조합에 따르면 회원사 39곳 중 대다수가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시멘트가 떨어져 공장 가동을 멈춘 상태다. 이로 인해 건설현장에서 공기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 뿐만 아니라 수출입 관련한 기업도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 13일까지 민주노총 화물연대의 총파업과 관련해 화주들로부터 총 236건의 애로사항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삼계탕과 오리털을 생산해 수출하는 육가공업체는 오리털의 특성상 생산 직후 출고시켜야 하는 데 미출고 시 3일당 6000만원의 피해가 발생한다. 이 회사는 컨테이너 확보, 선적 지원을 요청했다.

기계제조업체는 수출 예정된 상품을 컨테이너에 싣고 광양항에 갔지만 컨테이너를 구하지 못했다.

화물연대의 주요 요구사항은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와 안전운임제 확대 시행이다. 안전운임제는 최소 운임제로 일정 수준 이하의 운임을 지급할 경우 화주에게 과태료를 물리는 제도다. 정부와 화물연대는 지난 11∼12일 이틀간의 회의가 결렬됐지만 물밑 대화를 이어가며 의견 접근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이 장기화될수록 경제계 피해와 국민 피로감은 커질 것이다. 하루빨리 정부와 화물연대가 신속한 협상을 통해 원만한 합의점을 찾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