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킥보드 사고 환자의 85%가 헬멧을 착용하지 않은 채 사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환자 10명 중 2명 이상은 음주 상태에서 전동킥보드를 타다 사고가 난 것으로 집계돼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12일 전남대학교병원에 따르면 성형외과 최준호 교수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JKMS(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한국의 전기스쿠터 관련 외상 현황(Electric Scooter-Related Trauma in Korea)’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난 2018년 4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전동킥보드 사고로 전남대학교병원 응급의료센터를 내원한 10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모 착용 여부와 부상 부위 등을 분석했다.

전동킥보드 사고로 병원을 내원한 환자는 지난 2018년 5명에 불과했지만, 2019년 18명, 2020년 30명, 2021년 55명으로 점차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내원 환자 108명 중 85%(92명)가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았으며, 중증외상환자 15명 중 14명이 헬멧을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5명(4.6%)은 사망이나 혼수상태, 전신마비 등 심각한 치명상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상 부위의 경우 108명 중 60.2%(65명)가 안면 부위를 다쳤고, 머리 21.3%(23명), 상체 14.8%(16명), 하체 9.3%(10명), 가슴 6.5%(7명), 복부 2.8%(3명) 순으로 집계됐다.

안면 외상 환자 65명 중 89%(58명)는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았으며, 이 중 84.5%(49명)가 열상을 입었다. 찰과상과 골절상도 각각 53.4%(31명), 27.6%(16명)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환자 중 21.3%(23명)는 음주 상태에서 전동킥보드를 몰다 사고를 냈으며, 이 중 22명은 헬멧을 착용하지 않았다.

또 전동킥보드 사고로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는 남자가 82.4%(89명)로 여자 17.6%(19명)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최준호 전남대학교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이번 조사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안전모 착용 여부에 따른 전동킥보드 관련 사고 연구가 진행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헬멧만 착용하더라도 심한 외상을 현저히 줄일 수 있는 만큼 안전모 착용률을 높이기 위한 대여시스템 도입 등 다양한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