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국내 원전업계가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어려움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현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폐기한다고 하지만 기업들의 재기가 가능할 지 미지수다.

실제 원전 관련 업체들은 “발전하는 원전 산업에 대비해 공장 증설과 기계를 새로 사들였지만, 탈원전 정책과 맞물려 큰 손해를 봤다”고 하소연한다.

특히 지난 정부 동안 일감이 하나둘 끊겼던 이들 기업은 우수 기술력을 갖췄음에도 이를 활용할 기능공, 연구진들이 떠나 걱정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황주호 경희대학교 원자력공학부 교수를 인터뷰 하던 중 국내 원전 관련 기업들을 살릴 수 있는 방안으로 ‘선착수 계약’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선착수 계약은 원자력발전소 준공 과정에서 기업들이 미리 자재 제작에 들어가 공기를 줄이는 제도로, 기업들의 자금운용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원자력발전소의 경우 공기 단축이 이익과 직결되기 때문에 관련 기업과 원전을 살릴 제도로 운영이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지역 원전업체들은 잃어버린 5년을 버텼다. 이 기간 다른 나라의 기술력이 올라가는 것을 하릴없이 지켜봐야 했다.

업체들은 전 정부의 정책 전환이 급진적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최소한 협력사들이 다른 사업으로 전환하고 적응하는 데 필요한 시간적 여유를 줬어야 했다는 하소연이다. 그걸 무 자르듯 단칼에 ‘탈’해 버리니 손쓸 방법이 없었다는 것이다.

새 정부는 탈원전 정책 폐기를 선언하고 해외 원전 수주에도 나선다고 한다.

원자력 산업계에는 반색할 일인 것은 분명하지만, 문제는 ‘속도’다.

신한울 3·4호기만 해도 3년 뒤인 2024~2025년에나 착공 가능하다는 소식에 원전업체들은 할 말을 잃은 상황이다.

국내 업체들이 버틸 수 있도록 맞춤형 정책을 운영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