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오는 6월 1일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진다.

3·9 대통령선거에 이어 두 달여 만에 또다시 전국 단위 선거가 실시되는 것이다.

대선이 국가 방향의 틀을 잡는 선거였다면, 지방선거는 내 삶과 직결된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다.

광주·전남에서는 광역단체장(시·도지사), 교육감, 기초단체장(자치구·시·군의 장), 지역구 광역의원, 지역구 기초의원, 비례대표 광역의원, 비례대표 기초의원 등 431명을 한꺼번에 선출한다.

지난 12, 13일 이틀간 후보자 등록을 마치면서 ‘지방선거 대전’은 시작됐다. 이번 선거에 광주는 188명, 전남은 638명이 각각 후보 등록을 마쳐 1.91대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사전 투표일이 27~28일 양일인 점을 감안하면,10여 일일 뒤면 유권자들의 선택이 시작된다.

후보등록에 앞서 여야를 막론하고 공천 잡음이 무성했다. 후보 탈락자는 물론 지지자들의 반발도 컸다. 명분 없는 ‘그들만의 리그’는 이번 지역 정치판에도 여실했다.

여야 막론 당원과 지역민의 바람을 저버렸다. 당 내적으로는 공천을 받기 위한 후보자 간 암투가 벌어지고, 당 대 당 간에는 상대방 흠집 내기가 비일비재했다.

광주·전남지역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와 전남에서 탄탄한 인지도와 조직력을 갖춘 현직 기초단체장들이 대거 무소속으로 출마한 점도 이를 반증한다. 실제로 광주에서는 서구, 전남에서는 목포, 순천, 광양, 나주, 장성, 무안, 영광, 고흥, 장흥, 강진, 화순 등 12곳에서 무소속 후보가 민주당 후보와 한판 대결을 벌인다.

오는 7월 출범할 민선 8기 광주·전남지역 정치지형은 민선 7기와는 다르다.

광주·전남은 역대로 민주당의 전략지이면서 동시에 정치적 실험대가 돼 왔다. 하지만 지난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정권을 내주면서 국민의힘이 집권당이 됐다. 정권교체라는 변수를 맞으면서 정치적 자존감에 상처를 입은 것 뿐만 아니라 각종 지역 현안 추진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커지고 있다.

광주·전남은 대체로 해묵은 난제들이 많다. 오랜 시간 끌어온 군 공항이전, 사회기반 인프라 등 해결만으로도 임기가 부족할 정도라는 평가다. 지역별 격차, 인구 감소까지 고려하면 지역에 대한 특성까지 파악하는 인물이 필요하다.

아울러 지난 10일 출범한 윤석열 정부의 광주·전남 지역 7대 공약과 15대 정책과제 실현도 이끌어 내야 한다.

이런 탓에 선거에 나선 후보들 모두 지역발전은 자신들의 손으로 이끌겠다는 결기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 엔데믹 시대 지역을 믿음직하게 지켜주고, 더 나아가 미래로 이끌어 줄 후보는 잘 보이지 않는다. 그 인물이 그 인물인 듯 차별화를 찾기 힘들다는 게 시민들의 말이다.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으로 광역의회의 위상이 높아지고, 어느 때보다 지방분권 시대에 지방권력의 중요성이 중요해진 만큼, 단체장 뿐만 아니라 지방의회 인물 한명 한명 지역일꾼으로 부족함이 없어야 한다는 걱정에서 하는 말이다.

후보자들은 유권자의 목소리를 듣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수많은 공약과 자화자찬을 뿜어내는 마이크를 유권자들에게 돌려줘 지역에 어떤 인물이 필요하고, 어떤 정책이 우선돼야 하는지 들어야 한다.

이제 유권자의 시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선거에 나선 후보자들은 제일 먼저 출마의 변이라는 것을 밝힌다. 왜 선거에 나오는 지, 자기가 나오는 지역의 발전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등을 함축해 담은 이야기다. 자신이 구상한 ‘공약’을 담은 자료도 있다.

주민과의 약속이라 할 수 있는 공약은 후보자에겐 당선 확률을 높이는 수단이지만, 그 후보자가 얼마나 주민을 위해 일하고 원활한 소통을 할 것인지를 나타내는 지표이기도 하다.

따라서 유권자는 공약을 꼼꼼히 살펴보고 누가 내 삶을 지금보다 한층 높은 단계로 바꿔줄 사람인지 판단하는 기초로 활용해야 한다. 어떤 후보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의 조건과 환경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정책으로 승부하지 않고 그저 네거티브, 상대후보 폄하, 반대만을 위한 반대, 선심성 공약에 급급한 상황에는 스스로에게 엄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 당리당략을 떠나 진정으로 광주·전남의 미래를 위해 신명을 바칠 각오와 능력을 갖춘 선량을 뽑아야 한다. ‘그들만의 리그’에 그치지 않도록 유권자들의 관심이 어느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