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모인 건축 전문가 자문단이 붕괴 사고가 벌어진 광주 서구 현대산업개발 아파트의 타워 크레인이 ‘매우 위험한 상태’라는 결과를 도출했다.

붕괴 건물 내 남은 실종자 수색은 일주일째에 접어들었지만, 전문가 회의에도 확실한 ‘근로자 안전 확보’ 방안이 아직 마련되지 않아 수색 작업은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17일 사고수습통합본부는 이날 2차례에 걸쳐 이뤄진 건축 구조·시공·철거·안전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 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사고수습통합본부는 현대산업개발 측의 안전선 관련 분석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 이날 오전과 오후 현장 실사를 통한 건축 전문가 대책회의를 진행했다.

건축 전문가 대책회의에는 한국건설품질연구원,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전국 타워크레인 설치 해체노조,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코리아 카고, 삼성물산, 한토인, 아리수건설, 광주·서울·목포·조선대학교 교수 등이 전문가로 참석해 붕괴 건물 안전성 확보 방안을 논의했다.

자문단장으로는 박홍근 서울대학교 교수가 선임됐다.

자문단 진단 결과 145m 높이의 타워 크레인은 현재 상태는 ‘매우 위험’해 타워 크레인 해체 근로자의 안전이 고려돼야 한다는 것에 의견이 모였다.

옹벽 부분에 대한 전문가 의견은 ‘안전하다’는 것과 ‘매우 불안전하다’는 의견으로 나누어졌고, 구조당국은 결국 구조 안전 진단을 실시키로 했다.

‘소방당국의 내부 수색을 위해 건물 내부에 안전 지대 확보가 중요하다’는 전문가 분석도 나왔다.

자문단은 구체적인 수색 방안 등에 대해 소방본부와 협의키로 했지만 내부 안전 지대 확보에는 일정 시간 소요가 예상되는 등 수색 작업은 진척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께 진행된 산업안전보건공단 주관의 타워크레인 해체 방법 논의도 결론을 내지 못해, 18일까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타워 크레인 해체는 붕괴 사고 실종자 수색·구조 작업의 최대 난관으로 꼽힌다.

현재 해당 타워 크레인은 8개의 지지대 가운데 상층부 3개의 지지대가 심각하게 훼손된 상태다.

위쪽 7번째 지지대는 붕괴 여파를 견디지 못하고 파손, 콘크리트 구조물이 부착된 채로 공중에 매달려 있으며, 6번째 지지대도 콘크리트 더미를 떠 받히고 있는 형태로 남아 있어 타워 크레인 해체 공사 시 콘크리트 낙하가 우려되고 있다.

기존의 타워 크레인 해체 방식을 전면 수정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워크레인 해체 관련 한 작업자는 “기존엔 타워 크레인의 붐대와 조종석 등 상층부만 해체할 계획이었지만, 안전사고 우려가 높아 1200t급 크레인으로 상층부를 붙든 상태에서, 다른 크레인으로 기존 타워 크레인의 무게 축 역할을 하는 하단부를 먼저 해체하는 방식이 제시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7시 30분께부터 남은 실종자 5명을 찾기 위한 수색작업을 재개했으며, 안전 확보 문제로 접근이 제한된 구역에 대해서는 드론과 열화상 카메라, 내시경 카메라, 3D 드론을 활용해 수색작업을 진행했다.

수색에는 특수구조대 74명, 중장비 34대, 인명구조견 8마리, 드론 5대 등이 투입됐지만 추가적인 실종자는 발견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