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잘 지내면 좋겠어요(에린남 지음·상상출판·1만4500원)=작가의 세 번째 책으로, 이번에도 ‘린남이’라는 캐릭터와 함께였다. 가채를 올린 듯한 머리에 연두색에 빨간색 줄무늬가 들어간 옷을 입고 있는 ‘린남이’는 활자로 가득한 에세이 속에 생명을 불어넣는 존재이다. 귀염을 담당하고 있는 린남이는 간단한 행동과 표정으로 독자를 사로잡는 묘한 면이 있다.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하고 살아가는 작가는 정리를 통해 마음을 정리하는 듯하다. 마음 성장 에세이로 ‘나는 되어가는 중이야’, ‘있는 그대로 있기’, ‘한창 방황할 나이’, ‘해보겠습니다’ 등 제4장으로 구성됐다.



▲관자재보살들(이상현 지음·SHBOOKS·1만5000원)=원래 저자가 30여 년을 두고 명상수행을 진행해오면서 간간이 솟아오른 명상들을 적은 일종의 명상록이다. 깨달음을 향해 정진의 자세를 설파한다. 잘 되면 보살, 못 되도 건강과 평안은 남는다는 것이다. 명상 생활이 한창 진행되던 시기에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을 접하게 됐고, 거기서 관자재보살이라는 이름에 마음이 꽂혀서 깊이 생각하다가 문득 그 이름이 석가모니와 그의 제자들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동양 사상사에서의 관자재보살들’과 ‘서양 사상사에서의 관자재보살들’로 구성됐다.



▲유럽에서 대한민국만세(송일국 지음·상상출판·1만7500원)=‘삼둥이와 함께한 지구 반대편 여행 기록’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슈퍼맨이 돌아왔다’ 하차 후 5년, 국민 삼둥이 대한ㆍ민국ㆍ만세의 근황을 알 수 있다. 대한ㆍ민국ㆍ만세의 아빠이자 배우 송일국이 직접 찍고 쓴 유럽 여행 화보 에세이다. 1년간 생활한 프랑스부터 시작해 스위스, 독일, 스페인,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체코, 아이슬란드까지 총 8개 나라를 여행한 이야기를 담았다. 책에 수록된 모든 사진은 저자가 직접 촬영한 것으로, 수만 장의 사진 중에서도 고심해 골라낸 컷들만 담았다.



▲이재명 노무현의 낯선 희망(현정수 지음·일송북·1만6500원)=이재명 대통령 후보의 삶과 꿈을 진솔하고 감동적으로 들려주는 정치 에세이로, 극한의 빈궁한 삶과 소년공으로 일하며 겪은 혹독한 착취 속에서도 모두가 함께 잘사는 대동세상을 열어가려는 이 후보의 삶과 꿈을 진솔하게 담았다. 한 소년의 성장 과정에 내재된 심리를 추적하며 존재의 가치를 확립해 가는 과정을 담고 있는 이 책은 소년공 시절, 주경야독의 공부 끝의 대학 진학과 변호사, 시장, 도지사로서의 성공 시절 등 이재명 일대기를 성장 소설 구성에 담아내 책 자체로 감동과 교훈을 주고 있다.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지영 지음·광화문글방·1만3000원)=제9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실존적 화두를 새롭고 신선한 형식으로 담아내고 있는 장편소설. 미국 시애틀의 한 쇼핑몰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 현장에서 파키스탄 이민자 소년을 구하려다 머리에 총을 맞고 쓰러진 인도계 미국인 수키 라임즈에게 일어난 기이한 변화를 중심으로 서사가 진행된다. 다큐 감독인 ‘나’가 수키에 관한 다큐 제작을 위해 관련인물들을 인터뷰한 내용과 수키에 관한 언론 보도를 되짚는다. 서사를 진행하는 독특한 기법을 사용한다. 저자는 광주 출생으로 ‘5·18 신인문학상(소설)’을 수상했다.





▲리더를 위한 인문 교양 수업(나카무라 소이치 지음·청송재· 2만2000원)=‘그리스·로마 3천 년 지혜를 한 권으로 만난다’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문교양서는 미국 명문대식 리더 교육의 기초 ‘리버럴 아츠’를 언급한다. 바로 미국이 세계 제패국으로서의 위상을 차지하도록 하는데 중심역할을 하고 있는 리버럴 아츠가 어떻게 체계적으로 형성됐고, 리버럴 아츠를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의 이유, 그리고 리버럴 아츠 교육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해 기술한다. 이런 고찰을 통해 미국이 모든 부문에서 왜 세계 초유의 강국일 수 밖에 없는지를 밝히고 있다.



▲꿀벌의 속삭임(소피아 세고비아 지음·청송재·2만6000원)=스페인 소설. 나이가 많은 유모 나나 레자는 대농장을 소유한 모랄레스 가문의 사람들을 길러 왔었다. 그러던 어느 날, 유모는 아무런 말을 남기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사라진다. 평화롭던 대농장 가문에는 스페인에서 유입된 치명적인 감기 바이러스로 인해, 또 한번은 지주의 땅을 모두 빼앗으려는 혁명가들에 의해 두 차례 위가 찾아온다. 시모노피오는 위기 때마다 대농장 식구들의 생명을 구한다. 시모노피오로 인해 각자의 사정과 욕망으로 분열됐던 사람들은 조금씩 연대를 이뤄 가기 시작한다는 스토리다.



▲‘꽃과 밥 사이’(이현복 시집·문학의전당·1만원)=문학의전당 시인선 347번째 권으로 나온 이 시집은 제1회 윤동주신인상을 수상한 시인의 두 번째 작품집이다. 숲해설사로 활동하고 있는 시인은 자연을 관찰하면서도 자연과의 비판적 거리를 유지한다. 자연을 대하는 이런 태도는 ‘감상적 오류’(pathetic fallacy)에서 벗어나게 도와준다. 이 시집에는 자연에서 들을 수 있는 날것 그대로의 소리들로 가득하다. 시인은 충북 제천 출생으로 충북대학교 대학원 산림치유학과를 수료했으며, 2019년 시집 ‘누군가의 웃음이 나를 살린다’를 출간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아직 피지 않은 꽃을 생각했다(이용진 시집·문학의전당·1만원)=시인동네 시인선 163번째 권으로 나왔다. 1995년 ‘세계의문학’으로 등단한 시인의 첫 시집이다. 등단 이후 26년 만에 첫선을 보이지만 여전히 살아있고, 여전히 아름다운 이 시집은 시와 삶을 향한 시인의 치열한 육박을 보여준다. 시에 대한 생각이 오랜 시간 내면화된 터라 어떤 걸림이나 어려움도 없다. 그 자체로 시의 진경을 보여준다. 시를 읽으면 누구를 막론하고 고개를 주억거릴 터다. 우대식 시인은 “세상의 무엇이나 경전을 담은 집이라는 인식은 세계를 바라보는 시점에 변화를 주게 된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