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가 올해도 광주·전남 일선 학교들이 비대면으로 졸업식을 치르고 있다.

지난 4일 졸업식을 가진 광주 북구 한 초등학교 교실은 마스크를 쓴 채 띄엄띄엄 앉은 학생들이 TV를 통해 진행되는 졸업식 영상을 지켜보며 선생님과 친구들 간의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한 교실에서는 학생들이 1년간 추억을 쌓아온 모습들을 담은 사진과 담임교사가 학생들에게 남기는 영상 편지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비대면 졸업식을 마친 학생들은 친구들과 ‘다시 보자’는 말을 끝으로 부모님의 손을 잡고 조용히 학교를 빠져나갔다.

졸업식이라고는 하나 시끌벅적함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광주 남구의 한 중학교에서도 원격 형식을 통한 비대면 졸업식이 열렸다. 졸업생들은 학부모의 차량에 탑승한 채 학교 운동장에서 졸업장과 졸업 앨범을 수령했다.

졸업식이 드라이브·워킹스루 형식으로 치러지고, 인파 밀집을 제한하기 위해 각 반별로 15분씩의 간격 밖에 주어지지 않은 터라 학생들은 교사들과 제대로 된 해후조차 나누지 못하고 교정을 떠나야만 했다.

교사들은 차량 창문을 통해 졸업장을 수여하며 간단한 작별 인사만을 건네며 아쉬움을 삼켰다.

학부모들은 온라인 방송을 너머로 이런 교실 내부의 모습과 자녀들이 졸업장을 수여 받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고등학교 졸업식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이번 고3 학생들은 코로나 확산에 따라 시도 때도 없이 파행적인 수업을 받아오다가 졸업식까지 온라인이라니, 참으로 운 없는 세대라 아니할 수 없다.

대학들의 경우 기념식은 고사하고 아예 학생들에게 졸업장만 개인적으로 받아가게 할 것이라고 하니, 더 무슨 말을 하겠는가. 이같은 졸업식 풍경은 지난해에 이어 2년째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 상황이 종료되지 않는다면 정든 친구들과 선생님과의 이별조차 제대로 할 수 없으니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코로나가 졸업식까지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