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나를 비롯한 우리 제자들은 평범한 일상으로 완전히 돌아가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살았다.

나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으로 그들의 일상을 가깝게 느끼며 살아간다. 많은 10대들이 정서적으로 조금은 불안정한 나날을 보내왔다. 나 또한 남다른 사춘기를 보낸 학생이었기에 마음이 더 쓰인다.

앞으로의 보장된 인생에 대한 청사진을 그려나가기 위해 ‘본인이 좋아하는 것’과 ‘절실한 꿈’에 관한 생각을 하기가 쉽지 않은 요즘이다.

코로나 시대, 마스크라는 표면적 장벽은 또래 친구들과 웃고 대화하며 서로의 감정을 교감하는 것을 어렵게 했다.

소풍도 수학여행도 제대로 가기 힘든 그네들은 점점 정서적으로 고립되고 유대감이 약해지고 있다.

‘불안정한 시국으로 더 안정적인 미래를 좇으라’는 부모와 선배들의 코칭은 너무나도 당연해졌다. 본인이 잘하며 좋아하는 걸 고민하고 찾아가기보다는 안정적인 삶을 향해, 꿈이 뭔지 모른 채 돌진하고 있다. 가끔 아이들과 상담을 할 때 물어보는 게 있다. “쉴 때 뭐해? 관심 있는 거 좋아하는 게 뭐야? 혹시 꿈이 있어?”라는 질문들이다. 뇌과학자 정재승씨는 ‘나는 무슨 일을 하며 살아야 할까’라는 질문에 대답하려면 내 즐거움의 원천인 놀이시간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했다. 그들이 잘할 수 있고, 미래의 삶이 행복해질 수 있는 꿈을 찾을 수 있도록 같이 고민해주는 선배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그들이 원하는 삶을 계획할 수 있도록 조금은 기다려주며 아이들의 꿈을 물어보는 어른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코로나로 힘들어하는 이 땅의 많은 청소년들에게 꿈을 강요하고 무조건 힘내라는 말보단 관계 안에서 심리적 거리 두기와 관심 어린 격려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