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섭 작가의 개인전이 오는 30일까지 광주시 동구 소재 산수미술관에서 열린다.

지난 17일 개막한 이번 전시는 비정형 추상회화인 ‘매혹적인 광경’(Floating View) 시리즈 신작 8점을 출품했다. 이번 전시는 그의 대표 작품인 ‘검은 그림’ 시리즈를 발전시켜서 빨강, 파랑, 노랑 색상들이 섞이고 퍼지면서 강한 에너지와 황홀경을 경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검은 그림’의 원초적인 세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매혹적인 광경’에서는 원초적인 세계와 인간의 근원적인 만남을 화폭에 담고 있다.

‘Floating View’ 시리즈

작가는 정사각형 캔버스 위에 강렬한 원색의 물감, 그리고 대리석 가루, 잿가루와 같은 재료들을 두껍게 칠한 후, 말리고 다시 칠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오랜 시간에 걸쳐 하나의 작품을 완성한다. 두텁게 층을 이루는 물감과 돌가루들이 여러 층을 이루면서 태고의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마치 화산이 분출해 마그마가 흘러내린 장면처럼 보이기도 하고, 어떤 작품은 태고의 거대한 협곡처럼 보이기도 한다. 원초적 세계의 황홀경을 보여주고 있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검은 그림’ 시리즈를 발전시킨 작업이고, 강렬한 원색을 사용해 빛에 대한 재해석을 시도했다”면서 “인간이 경험하지 못한 원초적인 세계의 황홀경을 보여주려고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Floating View’ 시리즈

장민한 관장(산수미술관)은 김 작가에 대해 “그는 추상회화의 힘을 제대로 보여주는 한국의 대표적인 작가다. 추상회화란 색채와 마티에르의 힘으로 관객들에게 눈으로 볼 수 없는 세계를 경험하도록 만드는 예술이다. 작가는 우리의 경험으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색채와 이미지를 창출해 관객들에게 낯선 경험을 선사하고 있고, 이것이 관객들의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시 전경

김유섭 작가는 조선대 회화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베를린국립예술대와 대학원 마이스터 과정을 졸업하고, 동 대학교 조형대학에서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작가로서 활동하면서 조선대 회화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김 작가는 90년대 이후 한국을 대표하는 추상미술 작가로서 인정받고 있다. 한국뿐만 아니라 독일과 오스트리아 등에서 36회의 전시회에 참여했다. 그는 90년대 이후 순수회화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작업에 몰두했고, 2000년대에 와서는 인간의 손길이 닿기 이전의 원초적 세계의 낯설고 황홀한 장면을 화폭에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