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남시론] 코로나19와 미·중패권전쟁의 여파로 인해 세계와 한반도가 총체적인 위기를 맞으며, 다사다난했던 2021년 신축년 한해가 점차 역사속으로 저물고 있다. 전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 대한민국은 반도체, 배터리, 백신등의 분야에서 세계 최고를 자랑하며 G7에 참여할 정도로 국력이 성장했으나 한민족의 염원인 남·북통일은 아직 요원하기만 하다.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 정부는 종전선언과 한반도평화프로세스를 주장하며 실질적인 통일을 염원하고 있지만 남·북한 당사자 및 주변 4대강국들의 서로 다른 의견으로 인해 아직 난관에 봉착해 있다.

내년 2022년 3월 9일에는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이 새로 탄생한다. 현재의 국제정세와 남·북한 상황을 볼 때 한반도 통일의 물꼬가 차기 정부에서 터질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통일의 이슈를 만들어 줄기차게 밀고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한 방법론으로 금강산관광이나 개성공단 재개와 맞물려 중요한 사항이 DMZ평화공원 조성건이 예상된다.

1953년 정전협정으로 탄생한 DMZ는 실제적으로는 중무장화된 지역이며 남·북한간의 첨예한 군사적 대립이 지속되어온 공간이다. DMZ는 남·북한을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생태적으로 단절시키고 유라시아 대륙과 태평양 해양권의 유기적인 연계를 저해하고 있다. 따라서 DMZ는 한반도의 분단을 상징하는 동시에 동북아의 불행한 과거사의 산물로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DMZ 평화공원은 남·북한의 협력과 국제사회의 지지를 통해 비무장지대 내의 일정 공간을 평화공원으로 조성함으로써 비무장지대를 대결과 긴장의 상징이 아니라 신뢰와 평화의 동력을 제공하는 지대로 전환하려는 실질적인 평화협력 구상이다. DMZ 평화공원은 중무장화된 DMZ의 긴장완화 및 평화적 이용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그 특징이 있다. 이 공원이 조성될 경우 생태와 평화를 사랑하는 남·북한 주민과 세계인들의 자유로운 왕래가 이루어짐으로 생태 평화의 세계적인 상징적 공간이 될 수 있다.

이 공원은 DMZ전체를 평화지대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궁극적으로 생태와 평화의 협력을 기반으로 남·북한 간의 신뢰를 공고히 하게 될 것이다. 이 공원은 DMZ 통과형 금강산관광이나 개성공단 재개등의 기존의 남·북협력모델과 차별화되는 창조적 공간으로 생태와 평화협력을 융합하는 복합적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국경협력은 국가와 지역간 경계의 평화적 이용을 통해 갈등을 해소하는 것을 지향하지만 DMZ는 민족간 잠정적 경계로 궁극적으로 소멸되어야 하는 공간적 특성을 지닌다는 점에서 일반적 사례와 차이가 있다. DMZ평화공원 조성은 한반도평화프로세스의 구현을 위한 구체적인 평화협력 구상이자 적극적이고도 실천적인 대북정책의 의지를 담고 있다. DMZ의 평화적 이용에 대한 구상은 지난 정부에서도 몇번 제기되어 왔다.

1982년 2월 1일 20개항 시범실천사업 제안과 1992년 발효된 남북기본합의서에 명기되어 있다. 1992년 세계자연보전연맹이 DMZ에 대규모 공원의 조성을 남·북양측에 제안했지만 북한의 무반응으로 무산된 바 있다. 또한 2010년 환경부 DMZ생태평화적관리 국제컨퍼런스에서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 권고문을 채택한 바 있다.

2013년 5월 박근혜의 미의회 연설을 통해 DMZ평화공원 조성을 공식적으로 제안할 정도로 당시 정부는 DMZ평화공원을 국정과제 주요 추진계획에 포함시키고 사업의 필요성과 정책적인 의지를 국내외에 천명했다.

북한은 DMZ평화공원 사업에 대해 비판적인 기조를 견지하고 있으나 근본적인 거부라기보다는 자신들의 정권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 북한은 2007년 10월 4일 남북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DMZ 평화적 이용에 대한 제안을 시기상조라는 이유로 거절했다. 2013년 정부가 이 공원 조성을 공식화하자 북한의 대남선전용 매체인 우리민족끼리는 이를 비난했다. 2014년 9월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대해서는 북한의 조평통이 거부하고 10.4선언에서 합의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이행을 촉구했다. 북한의 소극적 태도에도 불구하고 DMZ평화공원 조성은 DMZ의 생태 평화적 이용을 위한 구체적인 구상이자 분단과 갈등을 넘어 한반도를 세계생태평화협력의 상징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내년 3월에는 한반도 통일의 물꼬를 트는 새로운 정부가 탄생한다. 한반도 종전선언과 함께 DMZ평화공원조성은 세계적 분쟁 갈등해소를 위한 한국적 모델이며 국제적 신뢰, 평화문화 형성이라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새 정부에서는 교착상태에 빠진 종전선언보다는 DMZ평화공원 조성건을 제시하며 한반도 통일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지속적으로 경주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