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프로게이머 페이커(본명 이상혁·25)가 올해에 이어 2022년에도 소속팀 SK telecom CS T1에 남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연봉 비공개가 일반적인 e스포츠의 특성 때문에 보도하는 매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적게는 51억원부터 많게는 81억원에 달하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쵸비’ 정지훈(20), ‘쇼메이커’ 허수(21), ‘캐니언’ 김건부(20) 등 e스포츠계의 내노라하는 FA선수들이 모두 상당한 금액으로 이적하거나 재계약을 앞두고 있다. 기존 스포츠의 스토브리그 못지않게 e스포츠 스토브리그도 열기가 뜨겁다.

이러한 e스포츠 스토브리그의 뜨거운 열기는 e스포츠 시장의 급격한 성장에 따른 것이다. e스포츠 시장 조사기관인 뉴주(Newzoo)에 따르면 2012년 1억3000명 규모이던 e스포츠 관객 수는 2021년 현재 4억5000명 정도의 규모로 성장했고 2022년에는 6억4000명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규모에서도 골드만삭스(GoldmanSachs)의 예측에 따르면 e스포츠 산업 규모는 2018년 약 1조302억원에서 2022년 약 3조5100억원으로 약 35%의 연간성장률을 상회할 전망이다.

e스포츠시장의 급격한 성장에 중앙정부는 물론이고, 광주시 또한 e스포츠와 관련 산업의 활성화에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문화체육관광부가 2019년 광주, 부산, 대전 3개 지역을 선정해 e스포츠경기장 구축을 지원했다. 당시 광주시는 조선대학교 해오름관을 활용해 3개 지역 중 가장 큰 규모의 경기장을 구축하면서 e스포스 산업 활성화에 대한 지역의 높은 관심과 의지를 보였다.

지역의 e스포츠 산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바탕으로 광주e스포츠경기장은 올 한해 코로나19 악재에도 불구하고 크고 작은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전국 아마추어 선수가 참여하는 e스포츠 오픈리그, 호남권 13개 대학이 참여한 대학 최강자전, 광주 중·고등학교 e스포츠 리그전, 풀뿌리 e스포츠 활성화를 위한 광주 PC클럽 대항전 등을 통해 1700명의 선수들이 광주e스포츠경기장을 다녀갔다.

이들의 열띤 경기들은 광주e스포츠경기장의 유튜브, 트위치 채널을 통해 생중계돼 누적 총 3만여 명의 시청자들이 지켜봤다. 비록 코로나19로 안전을 위해 비대면 중심으로 진행돼 안타까움이 남았지만 적지 않은 시청자들이 지역의 e스포츠 대회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이처럼 지역의 e스포츠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높이고 대회 관객 수를 확대하려는 직접적인 노력과 함께 e스포츠의 저변을 지역에 확대해 관련 산업을 육성하려는 시도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광주e스포츠경기장에 이어 개관한 e스포츠산업교육원은 프로게이머 뿐만 아니라 e스포츠 산업의 기반이 되는 다양한 전문인력들을 양성하기 위한 기관이다. 교육원은 e스포츠 경기 운영기획과정, e스포츠 방송해설자 양성과정, 게임연출 옵저버과정, 1인 미디어 기반 e스포츠 채널과정 등 다양한 e스포츠 산업 전반의 인재들을 양성하고 있다. 교육원을 통해 충분한 인력들이 지역으로 배출된다면 e스포츠가 지역의 미래먹거리 산업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e스포츠는 새로운 스포츠이자 새로운 산업으로 도약하고 있고, 더불어 게임이용자가 급증하고 있다. 게임중독 증상에 질병코드를 부여하려고 했던 세계보건기구가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게임을 권장하고, 미국 FDA가 게임기반 디지털 치료기기를 승인하는 등 환경변화에 맞춰 게임 산업도 호기를 맞고 있다.

게임을 기반으로 하는 e스포츠가 새로운 디지털시대에 대중이 즐기는 스포츠로 자리잡고 더 많은 수요와 수익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매력 넘치는 콘텐츠로 탈바꿈하는 시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그 변화를 지역이 선도할 수 있기를 바란다.